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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운영 똑바로 해라"…판교 뒤흔든 말발굽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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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운영 똑바로 해라"…판교 뒤흔든 말발굽 소리

카카오게임즈 2차례 사과문 발표에도 이용자, '마차 시위'
구글 이용자 평점 1점대로 추락…추가 시위 가능성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운영 논란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8월 29일 판교 시내에 마차를 보냈다. 사진=이원용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운영 논란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8월 29일 판교 시내에 마차를 보냈다. 사진=이원용 기자
국내 IT업계의 중심지 판교 테크노밸리에 때아닌 마차가 등장했다. 29일 5시간 가까이 판교를 순회하며 행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 마차를 보낸 이들은 최근 운영 논란을 겪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었다.

마차가 판교 시내를 활보하기 시작한 이날 오전 10시 경, 국내 이용자들을 대표해 박대성 씨가 카카오게임즈 사옥을 찾았다. 300여 명의 뜻을 모은 성명문과 불매운동 서약서를 사측에 전달한 그는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며 "이용자들의 항의를 위해 회사를 직접 찾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마차 시위'는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계를 달궈온 '트럭 시위'와 일맥상통한다. '우마무스메' 운영 관련 논란이 불거지던 지난 23일, 네티즌 중 일부가 게임 속 핵심 테마인 '말'과 결부, 트럭이 아닌 마차를 보내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곧 마차 시위를 위한 모금 운동이 시작됐고, 29분만에 950만원 이상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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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을 대표해 박대성씨가 8월 29일 카카오게임즈 본사에 방문해 성명문 등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을 대표해 박대성씨가 8월 29일 카카오게임즈 본사에 방문해 성명문 등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수집·육성형 게임이다. 일본 경마에 출전한 실제 경주마들을 모티브로 한 미소녀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지난해 2월 일본에 출시, 1년 만에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올 6월 출시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최고 1위, 29일 기준 6위에 오른 히트작이다.

그러나 이달 20일, 이용자들은 △일본 서버에 비해 공지와 실제 업데이트 간격이 현저하게 짧음 △일본 서버 대비 적은 무료 재화 △현지 느낌을 살리지 못한 번역 등을 문제 삼으며 '평점 테러' 시위에 나섰다. 이로 인해 4점대에 머무르던 우마무스메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평점이 1.2점으로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날 "이용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개선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으나, 다음날 '챔피언스 미팅'을 불과 일주일 후인 29일 개시한다고 공지하며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챔피언스 미팅은 이용자 간 경쟁(PvP) 요소가 있어 게임의 핵심 콘텐츠로 분류되며, 일본에선 통상적으로 업데이트 3주 전부터 해당 내용을 발표해왔다.

이용자들이 '마차 시위'를 전개한다고 공표한 다음날인 카카오게임즈는 "29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챔피언스 미팅을 다음달 4일로 연기하며, 향후에는 최소 2주 전에 사전 안내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2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측의 두 차례의 사과문 게재에도 시위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이용자들의 대표 박대성 씨는 "현재 상황에 대한 개선, 약속이 구체적이지 않아 납득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많다"며 "지금의 상황이 반복된다면 추가 시위를 전개할 것이며, 원작 개발사 사이게임즈로 타깃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