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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량자원의 확보는 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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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량자원의 확보는 물부터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요즈음처럼 장마가 시도 때도 없이 연장되고 엄청난 태풍이 부는가 하면 집중 강수량의 폭이 엄청나게 확대되어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장애 요인이 되며 가뭄과 홍수의 반복은 정상적인 기후 조건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농작물의 수확은 예전처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농사를 생각해야할 때이다.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형태의 농사를 지어야 한다. 온도와 물의 공급이 원활한 유리농장이나 수경재배를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이 경우 물의 확보가 관건인데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이나 아직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는 듯하다. 지구의 많은 지역들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사막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물의 확보는 모든 농작물 재배에 관건이 되고 있다. 예전부터 물을 잘 관리를 해야 나라가 흥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였다고 해도 물을 자유스럽게 관리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도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비한 계획을 하나씩 세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중 동물성식품의 확보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너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인구의 증가는 물론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더 많은 단백질이 요구되고 있으나 가축을 키워 이를 공급하기에는 점차 한계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방안 중 하나로 최근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식물성 재료를 이용하여 동물성식품을 먹을 때의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 가축의 고기를 확보하기 위해 소요되는 식물성 사료의 양이 10배에 달할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조직배양육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원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이다.

곤충식품의 경우 단백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 곤충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먹이 확보가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 우리가 활용하지 못하는 자원을 이용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국립공원 요세미티 동쪽으로 계속가면 맘모스 호수를 비롯하여 모노호수가 있다. 이곳 주변의 3곳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분지에 데이나 산의 빙하가 녹아 내려 이루어진 호수인데 더운 여름 증발로 인하여 소금물의 농도가 바닷물의 2.5배나 더 짜다. 그런 탓에 물고기들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생물이라곤 조그만 새우만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새우를 먹겠다고 수조 마리 이상의 파리들이 몰려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또 이 파리들을 잡아먹겠다고 몰려오는 새가 무려 2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하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새우-파리-새로 연결되는 생태계만이 존재하는 곳이다. 과거 인디언들은 여기서 먹을 것이 없어 이 파리를 잡아 마치 오늘날의 스프처럼 만들어 단백질을 충족하였다고 한다. 이 파리의 인디언 언어가 바로 모노(mono)라는 말이다. 이런 유기적인 관계가 지속되어야 곤충식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데이나 산의 빙하들도 알프스나 그린란드의 빙하처럼 많이 녹아 버렸고 기후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빠르게 증발되는 호수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갈 런지 모를 일이다. 곤충 식품의 확보에서도 중요한 것은 물을 확보하는 일이다.

수자원의 안전한 확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댐을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순차적인 계획이 하루 빨리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식량자원이 각 나라마다 점차 자원 무기화가 이루어질 것에 대비하여 할 요즈음 식량 자원의 확보 중 가장 먼저해야 할 일이 물의 확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