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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선 또 나가는 ‘진짜 이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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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선 또 나가는 ‘진짜 이유’ 고백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트럼프 전담기자로 유명한 매기 헤이버먼의 신간 ‘‘협잡꾼: 도널드 트럼프의 탄생과 미국의 분열’. 사진=뉴욕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타임스의 트럼프 전담기자로 유명한 매기 헤이버먼의 신간 ‘‘협잡꾼: 도널드 트럼프의 탄생과 미국의 분열’. 사진=뉴욕포스트

2년이나 남은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벌써부터 미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이다.

공식 선언만 하지 않았을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그의 재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출마가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를 압도하기는커녕 어깨를 견줄만한 유력한 주자조차 현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 모두에 걸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영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 올해 79세로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그가 재출마할 수 있지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바이든의 바통을 이어 트럼프에 맞설만한 대권주자가 아직 부상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의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다. 벌써부터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이미 밝혔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혀 이목을 끌고 있는 공화당의 신진 주자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정도를 제외하면 트럼프를 능가할 유력 후보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처럼 전례와 성역을 모두 무시하는 언행으로 미 의회에서 두차례나 탄핵소추를 당했을 정도로 논쟁적인 정치인이 미국 헌정사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퇴임 후에도 보수진영의 탄탄한 지지를 독차지 하며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대통령 되려는 이유 질문 받은 트럼프


매기 헤이버먼 뉴욕타임스 기자(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욕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매기 헤이버먼 뉴욕타임스 기자(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욕포스트

세 번째 이유는 ‘막말’ 논란이나 시비가 늘 따라다니긴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이른바 ‘돌직구’ 발언, 즉 앞뒤 재지 않거나 수위 조절조차 없어 보이는 발언 태도다.

좋게 표현하면 가식이 없는 솔직한 정치인이라는 얘기지만 트럼프가 최근 내놓은 고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정치 성향에 따라 충격적인 내용이 될 수도 있고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가 세계 최강의 패권국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는 국제 질서와 다른 나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도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의 트럼프 전담 기자로 유명한 매기 헤이브먼이 최근 펴낸 ‘협잡꾼: 도널드 트럼프의 탄생과 미국의 분열(Confidence Man: The Making of Donald Trump and the Breaking of America)’이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그동안 한번도 드러내지 않은 속마음을 표현했다.

이 책은 다음달 4일부터 공식 발간되지만 벌써부터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주변에 부자들 널렸지만 알아보는 사람 아무도 없어”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책이 나오기 전 헤이브먼 기자가 책의 집필을 위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으로 한번 일한데 이어 차기 대선에도 재출마할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해 나온 질문이었고 동시에 이미 억만장자의 반열에 든 자산가가 굳이 대통령이 되려는,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을 하려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었다.

CNN은 “이런 질문을 받을 경우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 식의 틀에 박힌 답변이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질문에 대한 트럼프의 답변은 전혀 달랐다”고 전했다.

헤이버먼의 질문에 트럼프는 “내가 평소에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또 기회가 생긴다면 대통령을 또 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답을 하자면 그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사실상 분명히 한 것이지만 더 시선을 집중시키는 대목은 또다시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다.

트럼프는 “내가 보기에 내가 또다시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는 내 주변에도 부자들 투성이지만 그 친구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제적인 부는 충분히 쌓았으므로 사회나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됐음에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개인 철학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얼굴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대선에 출마하고 승리해 대통령으로 일했고 차기 대선에 재출마하려는 이유도 계속 유명해지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CNN은 “트럼프의 평소 언행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한 고백”이라고 경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