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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뜨지 않는 메타버스에 막대한 투자 손실…메타 주식 25%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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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뜨지 않는 메타버스에 막대한 투자 손실…메타 주식 25% 폭락

주수입원 광고에서도 부진, 시가 총액 13위서 21위로 밀려

마크 저커버그. 사진=메타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저커버그. 사진=메타 유튜브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스의 주식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메타의 주가는 27일(현지 시간) 거의 25% 하락하며 2016년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메타의 시총은 이날 약 650억달러(약 92조5000억원) 증발했다.

메타의 스태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가총액 순위도 13위에서 21위까지 하락하며 더 이상 빅테크라고 부를 수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메타의 주가가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메타의 사업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순이익 하락


이번 메타의 실적발표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순이익의 감소였다. 메타의 3분기 순이익은 44억달러(약 6조2546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했는데 월가 예상치를 13% 하회한 결과였다. 특히 순이익 감소 규모가 크고 하락속도가 가팔라 투자자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다.

특히 현재 경제가 침체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지적받았다. 거시적으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메타의 주 수입원인 광고 지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 사업을 하는 빅테크 다수의 수익이 하락했으며 다음분기는 광고 산업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타는 지난 5개 분기 연속 실적이 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직전 분기에는 매출액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기대치보다 낮았다. 계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가 급락에도 아직 바닥을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직 매출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정확한 주가의 바닥을 알 수 없다는 의견이다.

◇메타버스 투자 확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메타가 1년간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며 앞으로도 메타버스가 구축될 때까지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메타의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외신은 지난 15일 보도에서 메타의 메타버스 실적이 기대 이하라고 지적했다. 메타의 VR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으며 활성사용자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업체들이 개발한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데이터조사기업 댑레이더는 디센트럴랜드와 샌드박스가 개발한 메타버스의 일간 활성이용자는 각각 650명, 522명으로 초반 인기 이후 사용자를 잡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메타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 부문은 올해 3분기에 37억달러 손실을 내며 8개 분기 연속 손실 추세를 이어 갔다.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저커버그에게 “메타버스 실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올인 전략’이 메타의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평가다. 메타 주식 250만주를 보유한 투자 회사 알티미터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거스트너는 "메타는 애플, 테슬라, 트위터, 우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인력을 20%가량 감축하고 메타버스 사업 투자를 연 50억달러 이하로 줄이라"고 제안했다.

JP모건도 "메타가 메타버스와 AI 투자로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경쟁 심화


메타는 현재 짧은 형식의 동영상 앱인 틱톡(TikTok)과의 경쟁 확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메타는 틱톡과 경쟁을 염두에 두고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릴스를 출시했지만 메타의 주 수입원인 북미의 젊은층에선 여전히 틱톡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메타버스에서도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로 나타났다.

메타는 메타버스(가상현실·VR), 애플은 증강현실(AR)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업방향도 메타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가 되길 원하는 반면 애플은 메타버스에서도 특유의 생태계를 구축하길 원한다.

사실 애플은 이미 생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AR시스템을 구축하기만 하면 고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타버스에서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비록 메타가 메타버스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도 메타버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광고 산업에 '빨간불'


메타의 핵심 사업인 광고에서 메타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가 주로 수익을 얻는 광고주가 있는 지역인 미국과 북미 지역에 곧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나타남에 따라 메타 등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광고수익이 하락하고 있다.

메타는 또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운영체제 iOS를 업데이트 한 것에 대해 지속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사용자의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워짐에 따라 '타깃 광고'가 불가능해지면서 광고의 효율성이 크게 하락했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이 "타깃형 광고 시대의 종말"을 가져왔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플랫폼을 가진 애플·구글·아마존만이 광고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주들도 타깃 광고 불가능·경기침체를 이유로 광고 비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메타의 3분기 광고당 평균 가격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8% 떨어졌다.

메타의 일일 활성 이용자(DAU) 수는 19억80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29억600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와 2% 증가했지만 활성 사용자 당 수익은 크게 하락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메타의 긍정적인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타의 실적발표에는 일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 메타 주식 벨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저렴한 부분에 있다는 것이다. 메타의 강력한 소셜 미디어 장악력을 생각할 때 지금보다 주가가 저렴해지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메타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자사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의 주요 앱(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등의 사용자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메타의 광고수익 감소는 거시적 환경의 영향일 뿐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메타는 자사의 메타버스 기계를 사용하는 활성 사용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메타가 메타버스를 발전시켜 생태계를 창조할 수 있다면 메타는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둘 다 가진 애플 같은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