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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이 생각하는 다음 대통령에 ‘바이든‧트럼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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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이 생각하는 다음 대통령에 ‘바이든‧트럼프’ 없다

USA투데이 여론조사 결과…美 유권자가 생각하는 차기 대통령 요건 ‘기업 경험 있는 51~65세’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오는 2024년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는 향후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경제와 국제 질서의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대권 주자들의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현시점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마음에 그리고 있는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를 파악하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다.

현 민주당 정권이 지속될지, 아니면 공화당으로 정권이 넘어갈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방향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유력한 후보가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고,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 입장을 공식화했을 뿐 유력한 주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는 주요한 관심사다.

미국 유력 일간 USA투데이가 미국 서퍽대에 의뢰해 ‘미국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차기 대통령 후보의 요건’을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파악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 결과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차기 대통령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 유권자 10명 중 6명 “바이든, 트럼프 둘 다 부적격”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7~11일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미국 유권자가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대통령의 요건’을 물은 결과 한 가지 사실은 분명히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미국 유권자의 69%가 바이든 현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미국 유권자들은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이 됐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됐든 다음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번 여론조사를 진행한 서퍽대 부설 정치연구센터의 데이비드 팰리오로고스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현재 가시화된 대권 주자 가운데 미국 유권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후보는 아직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가 가기 전에 가족의 의견을 들은 뒤 2024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노령이란 약점 때문에 재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지지하는 여론을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이미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으로 지난해 초 취임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에 반대하는 미국 유권자가 6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9%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유권자의 대다수가 두 정치인의 차기 대권 도전에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USA투데이가 공화당 지지자와 보수성향 유권자들만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과거 ‘트럼프 키드’로 불렸으나 지금은 트럼프의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출마를 지지하는 응답자가 65%로 나타나 현재로서는 공화당 잠룡 가운데 가장 큰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미 유권자가 선호하는 차기 대통령은 ‘타협할 줄 아는 51~65세 대통령’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 유권자가 생각하는 차기 대통령의 요건, 즉 이상적으로 여기는 대통령의 상이다.

팰리오로고스 소장은 “이번 조사에 응한 미국 유권자의 절반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의 요건을 압축하면 나이는 51~65세이고 주지사를 지낸 경험과 기업을 경영한 경력이 있으며, 타협의 정치를 통해 실적을 낼 수 있는 대통령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대를 다녀온 경험이 있으면 추가로 점수를 주겠다는 게 미국 유권자들의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대권 주자가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

미국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우 주지사 경력과 이라크전에 참전한 군복무 경험은 해당되지만 나이가 아직 40대인데다 기업인과는 거리가 먼 검사 출신이어서 미국 유권자의 다수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후보에는 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5세 이하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41%가 바람직한 차기 대통령의 연령을 35~50세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여성 대통령의 출현에 대해서는 미국 유권자의 55%가 “문제없다”는 견해를 밝혔으나 선호하는 대통령의 성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성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28%, 여성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12%로 나타나 아직은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기에 불리한 정치 환경인 것으로 보인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다만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은 남성 대통령을 선호하는 의견이 50%로 주류를 이뤘고 여성을 선호하는 의견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남성 대통령을 선호하는 의견이 24%, 여성을 지지하는 의견이 11%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것으로 확인된 덕목은 ‘타협의 정치’다.

응답자의 57%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구체적인 실적을 내는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타협보다는 뚜렷한 원칙을 고수하는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