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일본 10년물 국채금리 8년 만에 최고

공유
1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일본 10년물 국채금리 8년 만에 최고

13일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54%까지 상승해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3일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54%까지 상승해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13일(현지시간)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54%까지 치솟았다. YCC(수익률곡선통제)정책의 새로운 상한선인 0.5%를 넘어 약 8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오전 0.5%의 상한선을 깨고 0.54%에 거래됐다. 0.5% 상한선을 방어하기 위해서 일본은행(BOJ)이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섰다. BOJ는 두 차례에 걸쳐 약 1조8000억 엔(약 17조3770억 원) 규모의 긴급 매수를 발표했다.
일본은행이 이르면 다음 주 금융 정책 회의에서 추가 정책을 조정하고 부양책을 축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커지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 관계자는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강도 높은 완화정책의 부작용을 평가할 예정이며, 일본은행은 필요에 따라 채권매입 업무 조정 및 추가 정책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씨티그룹의 무라시마 기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7~18일에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구로다 총재가 BOJ의 YCC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후임 총재로 원활한 전환을 하기 위해 YCC 프레임워크를 종료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일본은행의 정책 상한선인 0.535%를 돌파해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일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0.055%로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5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0.28%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선물이 2014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아시아 태평양 채권시장의 매도에 순간적인 압력을 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수익률이 치솟자 일본은행은 시장금리로 1조4000억엔 규모의 1~25년 만기 국채를 매입하고, 0.04%의 고정금리로 2년 만기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재무성은 2022년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 국채 10조7900억 엔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매도 기록을 세웠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오전 일본의 10년 만기 금리 스와프는 2011년 이후 최고치인 1%대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BOJ는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 변동 가능 구간을 이례적으로 두 배로 늘려 종전 0.25%였던 변동구간 상한선보다 높은 0.5%로 확대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일본의 증가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본 국채 수익률에 상당한 상승 압력을 가했다.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실제로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거래자들의 일본 채권 공매도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으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힘들고,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앞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2022년 말 외환보유액 잔액은 1조2275억 달러로 2021년 말보다 1781억 달러(12.7%) 감소했다. 이는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며, 비슷한 수치를 기록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24년 만에 이뤄진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외환보유액이 동원됐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일본이 보유한 미 국채의 시가 평가액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로 금리 기대치가 하락하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일본외 아시아 태평양 주가 지수 또한 0.8% 상승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3% 하락했고, 밤새 달러 대비 2.7% 급등했던 엔화는 상승세를 이어가 달러당 약 0.2% 오른 128.65엔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중심으로 밴드를 확대한지 3주여 만에 6% 상승한 것이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