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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주택가격, 2015년 이후 첫 분기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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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주택가격, 2015년 이후 첫 분기별 하락

모기지 대출 비용 상승·치솟는 생활비 등 주택담보대출 수요 급감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연합 본부 건물 앞에 게양된 EU깃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연합 본부 건물 앞에 게양된 EU깃발.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의 주택 가격은 모기지 대출 비용 상승으로 거의 10년 동안 지속된 주택 부동산 시장의 호황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2015년 이후 첫 분기별 하락을 경험했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탯(Eurostat)은 4일(이하 현지 시간) 27개 회원국 중 15개국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2022년 4분기에 1.5% 하락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인 나라는 덴마크와 독일로 각각 6.5%와 5% 하락폭을 기록했다.

높은 금리와 치솟는 생활비 등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집을 사지 못하게 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에 하방 압력이 쌓이고 있다.

개별 국가들이 발표한 최근 데이터는 이러한 하락세가 올해 초 몇 달 동안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국가통계청 CBS 발표에 따르면 1월과 2월 사이에 네덜란드 주택 가격은 1.5% 하락했다.
다만 크로아티아처럼 지난 1월에 유로화 도입 직전 외국인 매수세 증가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집값이 4.7% 상승한 나라도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보인 집값 급등은 이제 EU의 많은 국가들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2014년 초보다 50%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과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금리 인상은 주택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안자 하이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주택 가격 모멘텀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 부문의 투자 부족이 결국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유로존의 금리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고,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5월에 또 다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은행들은 이에 대응하여 신용 조건을 강화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과 경쟁사인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강제 인수로 촉발된 지난 한 달 동안의 은행권 혼란 이후 주택 가격이 더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루이스 드 기도스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는 주말 연설에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추가로 증가하고 신용 기준이 강화되며 대출 물량 증가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 고객에 대한 은행권 총대출은 2월에 3개월 연속 하락하며 3개월 동안 총 720억 유로로 감소했다. 이는 거의 5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마감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웨덴의 주택 시장도 지난 1년 동안 가격이 15% 하락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큰 하락을 겪었다. 3일(월)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SBAB 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웨덴의 주택 가격이 2월과 3월 사이에 0.8% 하락한 뒤에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모기지 제공업체인 네이션와이드의 발표에 따르더라도 영국은 2월과 3월 사이에 가격이 0.8% 하락한 주택 시장에서도 급격한 침체를 겪었다. 이는 지난여름부터 영국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이어졌고 2009년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큰 3.1%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