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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편의점, 뜨는 별 '하이볼'로 진검승부…전략 상품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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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편의점, 뜨는 별 '하이볼'로 진검승부…전략 상품으로 키운다

1세대 이어 진짜 위스키 넣은 2세대 하이볼로 격돌…수제맥주 이을 히트상품 기대감 솔솔


주요 편의점에서 출시한 2세대 하이볼로 위스키 원액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왼쪽부터 CU '리얼위스키 하이볼', 세븐일레븐 '몰트위스키 하이볼'.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편의점에서 출시한 2세대 하이볼로 위스키 원액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왼쪽부터 CU '리얼위스키 하이볼', 세븐일레븐 '몰트위스키 하이볼'. 사진=각 사

근거리 주류 창고로 떠오른 편의점에서 주(酒)도권을 잡은 ‘하이볼’의 인기가 멈출 줄 모르고 질주 중이다. 수제맥주 트렌드를 이끌던 편의점의 올여름 성수기 원픽이 ‘하이볼’이 된 이유다. 하이볼은 일종의 칵테일로, 증류주에 탄산수 등을 부어 만든 섞음주다. 여러 종류의 술과 음료를 혼합해 마시는 ‘믹솔로지(Mixology)’ 열풍 주역인 MZ세대에게 떠오르는 ‘핫’한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편의점 업계는 ‘하이볼’ 격전지로 부상했다.
2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주고객인 MZ세대 주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볼’ 유행에 RTD(Ready to Drink) 형태의 하이볼 제품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RTD 하이볼은 지난해 출시됐던 초기에만 해도 오크칩으로 맛을 내 하이볼을 ‘흉내’만 내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위스키’ 원액을 넣어 하이볼 맛의 정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RTD 하이볼을 출시한 CU는 위스키 본고장 ‘스코틀랜드’산 스카치위스키를 사용한 ‘리얼 위스키 하이볼’을 통해 ‘2세대 하이볼’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크통에서 숙성된 위스키가 들어가 부드러운 캐러멜 향을 내고 오크 터치가 인상적인 상품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패키지도 오크통 이미지를 띄웠다. 일본 현지에서 제조해 직수입했으며 알코올 도수는 7도다.

세븐일레븐도 세계적 위스키 증류소 ‘화이트앤맥키(White and Mackey)’에서 나온 ‘스코틀랜드’산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20% 사용한 ‘몰트위스키 하이볼’ 2종을 내놨다. 2종은 ‘몰트위스키하이볼자몽’, ‘몰트위스키하이볼라임’으로 구성됐으며, 스카치에 레몬·라임 원액을 넣어 깔끔하고 청량감 있는 끝맛을 냈다. 앞서서는 ‘스퀴즈브루어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발효주에 기반해 만든 ‘짠 하이볼’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최다 하이볼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GS25는 아메리칸 버번위스키에 콜라 플레이버를 섞은 ‘버번위스키 하이볼’로 하이볼 수요 대응에 나선다. 이마트24는 일본 양조장에서 생산된 위스키 원액이 들어간 ‘코슈니라사키 하이볼’을 출시했다. 또 카브루 브루어리가 직접 양조한 원주 기반의 ‘카브루 레디 클래식·핑크 하이볼’도 선보였다.

하이볼 주도권 잡기에 업계 경쟁이 불붙은 까닭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취향에 맞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음료와 섞어 마실 수 있는 저도주 하이볼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서다.

실제로 최초로 RTD 하이볼을 출시한 CU에 따르면 관련 상품 출시 후 높은 신장률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실제 최근 3개월(2~4월) 하이볼 상품 매출신장률은 직전 3개월(2022년 11월~2023년 1월) 대비 77.3% 뛰었다. 세븐일레븐도 4월 하이볼 매출이 전월 대비 2배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와 더불어 하이볼 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스키, 토닉워터, 레몬 등 각자 취향에 맞는 재료를 별도로 구입해 레시피에 맞게 제조하는 불편함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섞음주가 MZ세대의 주류문화인 만큼, 하이볼을 비롯한 RTD 주류는 당분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주요 편의점들은 하이볼을 수제맥주를 이을 '핵심 전략 상품군'으로 육성하는 모양새다.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서 수입한 상품들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통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CU는 국내외 제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하이볼’을 전략 주류 상품군으로 낙점, 본격 하이볼 상품 키우기에 속도를 낸다. 올 상반기 내로 10여 종의 상품 구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국 잭다니엘 위스키에 콜라를 섞어 마시는 ‘잭콕’ 스타일을 국내 최초로 구현한 하이볼을 선보일 예정이다.

GS25 역시 하이볼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지정, ‘유니크&멀티’를 상품 전개 전략으로 채택해 운영한다. 각 상품별로 차별성은 가지되, 그 구색을 다양하게 전개해 고객 선택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게 목표다.

편의점이 ‘하이볼’ 열풍에 관련 상품 출시를 확대하면서,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하이볼만 수십 종에 달한다. CU는 현재 1세대 RTD 하이볼로 통하는 ‘어프어프 하이볼’부터, 리얼위스키 하이볼, 연태토닉 하이볼, 청신 레몬 하이볼 등을, 세븐일레븐은 숙성도 하이볼, 짠하기 좋은 하이볼, 몰트위스키 하이볼을, GS25는 원모어 하이볼, 코슈어 하이볼, 노티드 하이볼, 이지 하이볼, 몰디브 하이볼 등 10종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색적이고 다양한 주류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주류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기존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상품을 발 빠르게 도입해 근거리 주류 창고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