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어렵다고 진입 망설이지 말고 지금이 적기
광고비 비중 높은 유통 대행사는 계약 경계를"
광고비 비중 높은 유통 대행사는 계약 경계를"
이미지 확대보기- 이제 시장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중국 내 로컬 브랜드 공세가 거세졌습니다. 한국 화장품이 현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는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째, 성분과 효능에 기반한 명확한 브랜드 스토리입니다. 더 이상 '한국산'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이 제품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둘째,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체험 매장이나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만드는 O2O 전략입니다. 저희가 진행한 몇몇 브랜드의 뷰티박람회·팝업스토어 사례처럼, 직접 체험한 소비자의 재구매율과 브랜드 충성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셋째는 톱 인플루언서와의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심층적 협업입니다.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들의 성공사례처럼, 일회성 프로모션이 아니라 꾸준한 관계 구축이 로컬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중국 시장을 포기할까 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보시는 다시 중국을 공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크고 역동적인 뷰티 시장 중 하나입니다. 궈차오(國潮, 애국) 열풍은 주로 중저가 카테고리에서 두드러지고, 프리미엄·기능성 스킨케어 영역에서는 여전히 K뷰티에 대한 신뢰와 수요가 존재합니다.
또한 1~3선 대도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4~5선 도시를 포함한 신흥 소비층은 계속 성장하고 있어 시장의 저변 자체는 넓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전략과 파트너를 통해 접근하면 여전히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현장에서 느끼는 확신입니다"
- 위 질문 관련, 중국 시장 공략의 적절한 타이밍은 언제인가요?
오히려 지금처럼 로컬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시기일수록, 차별화된 소수의 브랜드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어렵다고 진입을 미루기보다는, 준비가 된 브랜드라면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활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한국 중소 브랜드가 중국 대행사를 선정할 때, 절대 속지 말아야 할 조건이나 꼭 확인해야 할 핵심 지표는 무엇인지요?
"몇 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표가 있습니다. 첫째, 대행사가 제시하는 매장 수나 거래처 수가 '누적' 수치인지 '유효' 수치인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누적 거점과 실제 활성화된 유효 거점은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둘째, 과거 협업 브랜드의 실제 매출 실적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실적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거나 뭉뚱그려 설명하는 대행사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광고비 비율 대비 실질 전환율(ROI)입니다. 광고비만 많이 쓰고 실제 매출 전환이 낮은 구조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손해입니다.
넷째, 재고와 정산 구조의 투명성, 계약기간과 독점 조항 등 계약 조건의 합리성도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KOL·라이브커머스 협업도 팔로워 수 같은 표면적 숫자보다 실제 전환율과 협업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국 중소 브랜드에 꼭 당부하고 싶은 한마디는?
"중국 시장을 단발성 프로모션의 대상으로 보지 마시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접근해 주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와 5~6년 이상 꾸준히 협업하며 성장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기 매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분과 효능에 기반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로컬 파트너와의 신뢰를 꾸준히 쌓아왔다는 점입니다.
중국 시장은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지만, 그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브랜드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주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조급해하지 마시고, 좋은 파트너와 함께 긴 호흡으로 접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그동안 중국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이 이젠 추억이 됐을까요? 고생했던 이야기, 또는 비즈니스 에피소드 있으면 공개해 주십시오.
"화장품 업계 18년 동안은 한국에서 전 채널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남들보다 승진도 빨라서 30대 중반에 영업본부장으로 올라가 거침없이 일했습니다.
그러던 중 토니모리 입사 1년 만인 2014년, 토니모리 중국 법인 대표를 맡으며 처음으로 중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어도 모르고 인맥도 없는 상황에서 법인 설립을 위해 칭다오로 건너가 한 달 반 동안 호텔 생활을 하며, 토니모리 브랜드 매장사업 유통법인과 계열사인 헤리즈미 네트웍크 판매사업 유통법인을 함께 세웠습니다.
중국 생활은 열정만큼 초반 성과도 좋았지만, 2016년 사드 사태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그 이후로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중국을 다시 공부하고 이해하며 재도전하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했습니다.
그때 중국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면, 당장 몸은 편했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이어온 중국이라는 기회와 인연은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그 시절의 고생이 지금 돌이켜보면 저에게 가장 값진 자산이 됐고, 지금도 중국은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삶의 원천입니다"
엄정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stoday@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