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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이상헌 국회의원 "'수출 효자' 게임, 문화적 가치 고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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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이상헌 국회의원 "'수출 효자' 게임, 문화적 가치 고려할 때"

올 3월 '문화예술'로 인정받은 게임…"정부·게임사 모두 책임감 필요"
게임, 콘텐츠 수출의 70% 차지…"건전 발전 위해 게이머 소리 경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상헌 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상헌 의원실
게임을 문학·미술·음악·영화와 같은 '예술'로 인정하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 3월 28일 정식 시행됐다. 게임이 법적으로 문화예술로 인정받은 후 3개월이 흘렀지만, 정부나 대중의 게임을 향한 시선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의 대표적인 '게임통'이다. 앞서 언급한 문화예술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것은 물론 여러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는 한편 국정감사 때마다 게임 관련 질의를 선보여 젊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오야지(대장)'란 애칭으로 불린다.
문체위원으로서 게임이 문화예술로 가진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묻자 이상헌 의원은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사회적 파급력까지 가진 것이 게임"이라며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상헌 의원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정감사에서도 "게임만큼 전통 문화를 세계 젊은이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콘텐츠는 없다"며 게임의 문화적 파급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한옥·솟대 등을 묘사한 펄어비스 '도깨비' 예고 영상, 중세 사무라이들의 모습을 담은 소니 '고스트 오브 쓰시마' 영상 등을 선보였다.

정부와 게임업계의 역할에 대해 이 의원은 "게임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나, 창의성을 억누르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규제와 더불어 산업 성장·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고, 게임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와 창의적 메시지를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게임 관련 의정 활동으로 유명한 야마다 타로 참의원(왼쪽)이 지난해 12월 한국에 방문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면담했다. 사진=이상헌 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에서 게임 관련 의정 활동으로 유명한 야마다 타로 참의원(왼쪽)이 지난해 12월 한국에 방문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면담했다. 사진=이상헌 의원실

이상헌 의원은 1954년 7월생으로 올해 만 68세다. 20대 국회 울산 북구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취임, 같은 지역구에서 2선 의원을 지내고 있다. 선거에 나서기 전에는 울산노인대학장, 울산누리학교장, 야학전국연합회 상임고문을 지내는 등 주로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정계 입문 전의 활동과 현재에 대한 질문에 그는 "교육 현장에서 많은 이들과의 만나며 사회 문제와 이를 해결할 방법, 국민과 시민들의 더욱 윤택한 삶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울산은 법정 문화도시로서 많은 분들이 의정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응원을 보내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이 울산의 문화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울산 지역구 청년들을 위한 게임 분야 일자리 창출, 지역 내 게임 관련 행사 지원 등 새로운 인재와 더불어 문화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앞서 언급했듯이 60대 후반으로 주류 게이머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게임에 관심을 가진 계기에 대해 이 의원은 "20대 국회(2016년 5월 30일~2020년 5월 29일)에서 게임 관련 질의를 하며 관심을 갖게 됐다"며 "게임의 잠재적 가치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법과 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이를 해결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로 즐긴 게임이 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직접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아들이 하는 게임이나 유튜브 등 게임 방송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미는 물론 감동까지 느껴지는 게임 방송들이 매우 많았다"고 응답했다.

눈여겨 본 국산 게임에 대한 질문에 이 의원은 넥슨의 2D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하드코어 액션 게임 'P의 거짓' 등 패키지 게임들을 지목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이용자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만한 게임"이라며 "이 같은 게임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배 철권7 e스포츠 한일대항전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을 위해 이상헌 의원이 수상자로 나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울산' 임수훈, '물골드' 한재균, '샤넬' 강성호 선수와 이상헌 의원, '전띵' 전상현, '무릎' 배재민 선수.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국회의장배 철권7 e스포츠 한일대항전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을 위해 이상헌 의원이 수상자로 나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울산' 임수훈, '물골드' 한재균, '샤넬' 강성호 선수와 이상헌 의원, '전띵' 전상현, '무릎' 배재민 선수.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채널

이 의원은 올 1월 18일 역대 처음으로 '국회의장배'의 이름을 걸고 열린 e스포츠 대회 '철권7' 한일대항전을 막후에서 추진하는 등 e스포츠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올 5월에는 의원실 차원에서 '펍지: 배틀그라운드' 프로팀 기블리(GHIBLI) e스포츠의 대회 상금 체불 의혹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e스포츠 분야에 대해 이 의원은 "e스포츠는 몇 해 사이에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콘텐츠로 퍼져 나갔으나, 급격한 성장세 뒤로 불공정 계약과 같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e스포츠의 성장에 자부심을 느끼며 그 발전을 돕는 한편, 여러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가교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말을 남겼다.

2019년 5월, 세계 보건 기구(WHO)가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질병코드 목록에 게임중독을 등록해 국내에서도 게임중독을 질병 코드로 분류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이에 관해 올 4월 '통계청이 국내표준분류 작성시 국제표준분류를 기준으로 한다'는 조항을 '참고한다'로 수정하는 내용을 담은 통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한다면 낙인효과가 불가하다"며 "표준분류 작성에 있어 형식적인 요식행위를 넘어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논의하고 현업인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잘 살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의원이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캐릭터 '질리언'으로 코스프레한 모습.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이상헌 의원이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캐릭터 '질리언'으로 코스프레한 모습.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

지난해 초, 이 의원은 유명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노인 캐릭터 '질리언'을 코스프레 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같은 해 말에는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갑작스러운 이용 등급 상향에서 비롯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이른바 '고무줄 심사' 논란에 대해서도 가장 적극적인 감사 활동을 벌였다.

코스프레와 카툰 그래픽 수집형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서브컬처'에 대해 이 의원은 "창작 활동은 물론 경제적 부문에서도 충분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분야"라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지닌 문화 현상으로서 이를 포용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게임 전체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이 의원은 "콘텐츠 수출의 70%를 담당하는 주요 미래 산업"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게임 수출액은 2021년 기준 9조9254억원으로 콘텐츠 수출 전체의 69.5%가 게임에서 나왔다. 2022년에는 11조4859억원, 콘텐츠 전체에서 67.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상헌 의원은 "게임 산업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일반 게이머들의 관심과 목소리의 중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게이머들의 소중한 의견과 요구사항이 국정 현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