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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고 가벼운 노트북 알려줘"...다나와·에누리선 AI가 상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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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고 가벼운 노트북 알려줘"...다나와·에누리선 AI가 상품 추천

커넥트웨이브, AI 기업 업스테이지와 파트너십 체결
플랫폼 결합하고 특화 서비스 더해 시너지 창출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총괄 대표가 11월 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3C(커넥트웨이브로, 커머스, 체인지) 컨퍼런스'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총괄 대표가 11월 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3C(커넥트웨이브로, 커머스, 체인지) 컨퍼런스'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몰테일·메이크샵·에누리·다나와 등 토종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커넥트웨이브가 생성형 인공지능(AI)를 도입한다. 상품 리뷰 분석 등 커머스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효율적인 비용으로 사업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커넥트웨이브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8일 '3C(커넥트웨이브로, 커머스, 체인지) 콘퍼런스'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커넥트웨이브와 파트너십을 맺은 국내 AI 기업 업스테이지가 함께했다.
콘퍼런스의 기조(키노트) 연설은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총괄대표가 맡았다. 그는 '1세대 선구자 커머스와 생성형 AI가 만나다'라는 주제로 커넥트웨이브가 업스테이지와 협업하는 이유와 향후의 비전 등을 공개했다.

커넥트웨이브는 이번 협업을 통해 자체적인 거대 언어 모델(LLM) AI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건수 대표는 "당사의 비전에 AI가 크게 필요하나, '챗GPT'와 같은 기존의 대형 AI들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생각해 업스테이지와의 협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챗GPT 등 기존 AI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다 보니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또 AI 환각(가짜 정보를 진짜 정보처럼 알려주는 사례) 등 한계가 있다"며 "특화된 분야에 한해 효율적인 비용을 바탕으로 '상품에 대해 잘 말할 수 있는 아이'를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커넥트웨이브의 사명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건수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커넥트웨이브의 사명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건수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커넥트웨이브의 본래 사명은 코리아센터로, 지난해 말 다나와를 인수한 후 현재의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사명에는 플랫폼의 연결(Connect)로 새로운 파도(Wave)를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건수 대표는 이와 더불어 커넥트웨이브의 주요 비전으로 'GPS'를 제시했다. 생성형(Generative) AI 기반 특화형 서비스와 플랫폼(Platform) 간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Synergy) 효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생성형 AI의 구체적 사용 예시로 다나와·에누리 등 가격 비교형 커머스 플랫폼에 '리뷰 요약 AI'를 도입하는 것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생성형 AI는 '자연스러운 텍스트를 생성하는' 역량을 가진 AI인 만큼 이미 존재하는 텍스트를 윤문, 요약하는 것은 보다 쉽고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건수 대표는 "이를테면 '가성비 좋고 휴대성도 좋은 노트북'을 찾으려면 다나와에는 분명 해당되는 제품이 있지만 이를 색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반대로 챗GPT 등 생성형 AI는 특정 모델을 쉽게 추천해주지만, 정작 데이터는 검증이 안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나와, 에누리는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플랫폼이다. 커넥트웨이브에 따르면 두 플랫폼을 합쳐 총 14억 종류의 상품과 2000만개의 카탈로그가 등록돼 있으며 상품 주문 회수는 연간 약 1억회,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약 1800만명이다.

이건수 대표는 "AI를 도입해 리뷰를 비롯한 데이터들을 요약하고 키워드 별로 태그를 매긴다면 보다 쉽게 특화형 검색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4월 공개를 목표로 리뷰 요약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계약 사항을 소상히 공개할 수는 없으나 부담스러운 비용이 소요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넥트웨이브 3C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이건수 대표가 매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커넥트웨이브 3C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이건수 대표가 매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사진=이원용 기자

기조 연설 외에도 이건수 대표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와 더불어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커머스 시장의 동향, 자체 생성형 AI 모델에 관련된 질의, 네이버나 쿠팡 등 기존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 있어 차별점 등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이건수 대표는 "커머스 시장이 전반적으로 팬데믹이 극에 달했던 2021년에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겪고 있으며 이는 당사도 크게 다르진 않다"며 "구체적 실적 가이던스(예상 지표)를 제시하긴 어려우나 업계 내외적 어려움을 딛고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이라고 답변했다.

네이버는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 관련 사업을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네이버 쇼핑 등 커머스 분야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이건수 대표는 "정확한 수치는 따져봐야겠지만, 다나와·에누리로 대표되는 당사의 커머스 데이터의 수량은 적어도 네이버에 이어 확고한 국내 2위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당사의 AI는 철저하게 상품 정보에 특화된 형태로 운영할 것인 만큼 비용 등 측면에서 차별화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결국은 아이디어 싸움으로, 소비자의 작지만 필요한 요구를 얼마나 확실히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 간 결합'에 있어 다나와와 에누리 등 유사 플랫폼을 아예 하나로 통합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두 플랫폼은 20년간 쌓아온 별개의 레거시(유산)가 있어 통합을 통해 1+1=2 혹은 그 이상의 결과를 내긴 어렵다고 본다"며 "완전 통합이란 모험적 결정 보다는 검색 엔진의 통합 등 인프라 차원에서의 결합을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건수 대표는 'GPS'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도입·플랫폼 간 결합을 향후 3년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는 "독립적인 '플랫폼 연합군'에 가까웠던 커넥트웨이브는 이제 시스템화, 현대적 아키텍처 도입을 통해 '하나의 팀(One Team)'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3년이라는 거시적 목표 안에서 매년 '점핑'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