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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티브 발머, ‘글로벌 억만장자계 샛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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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티브 발머, ‘글로벌 억만장자계 샛별’ 급부상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 겸 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 겸 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주. 사진=로이터
미국 기업인 스티브 발머가 글로벌 억만장자계의 샛별로 급부상해 눈길을 끈다.

발머는 지난 2014년부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사로 재직 중인 인물로 미국 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여러 유력 매체들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명단의 상위권에서 그동안 보기 어려웠으나 최근 들어 세계 10위 안에 급진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창업자 아니면서 세계 10위권 억만장자 등극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발머의 순자산은 지난달 기준으로 1170억달러(약 154조원)로 추산돼 세계 5위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다.

발머가 세계적으로 손가락 안에 드는 억만장자의 대열에 가세한 것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9일(현지시간) 벤징가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5위였던 빌 게이츠 MS 창업자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다는 사실이다.

벤징가는 “거의 항상 글로벌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해 온 게이츠 MS 창업자 겸 전 회장의 밑에서 일했던 인물이 게이츠를 밀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세계 초일류 대기업을 일으킨 인물과 그 밑에 큰 기업인의 자산이 역전되는 역대급 청출어람의 결과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발머가 게이츠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 하버드대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학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당시 같은 학교의 법학과를 다니던 게이츠와 포커 게임을 함께 즐기는 절친한 친구였다. 발머가 게이츠보다 한 살 어리다.

발머는 곧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게이츠와는 달리 하버드대를 마친 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했으나 게이츠가 자신이 차린 MS에 들어올 것을 제안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자퇴하고 지난 1980년 MS에 입사했다.

입사 후 윈도 운영체제 개발팀을 이끄는 등 혁혁한 성과를 낸 끝에 지난 2000년 게이츠로부터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이어받는다.

발머가 오늘날 글로벌 억만장자의 대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초고속으로 성장한 MS에서 일하면서 받은 스톡옵션 덕분이다. 그새 많이 매각했음에도 현재 MS 주식의 4%를 소유하고 있다.

게이츠는 물론이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유수의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점해온 자산가들이 세계적인 기업을 일으켜 막대한 부를 쌓은 반면, 발머는 창업 이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AI로 잘 나가는 MS 지분에다 프로농구팀 주식까지

발머의 자산이 10위권에 들 정도로 급증한 주된 배경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MS의 잘 나가는 실적이다.

MS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로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린 오픈AI를 지원해 온 주역으로 첨단 AI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MS의 위상도 재도약하고 있다. 지분 4%에는 변화가 없으나 회사가 새로운 계기로 발전을 이어가면서 발머의 자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발머가 소유주를 뜻하는 구단주로 있는 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프로농구팀의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난 것도 발머의 비약적인 순위 상승에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벤징가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