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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후속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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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후속행보 주목

판공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2024년 1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판공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2024년 1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2월 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경제활동 봉쇄로 시작된 경제난이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 미·중 갈등 고조,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악재로 가중되고 있어 그간 지방 정부 특별채 발행,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자 지원, 기업 부담 완화 등의 부양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해왔다. 이번 RRR 인하는 이런 부양책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한 해 동안 해외로 유출된 자금만 약 687억 달러로, 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 순유출 상태로 전환이었다. 자본 유출은 공장 건설 등 직접 투자에 따른 유출이 두드러졌으며, 외자기업의 중국 철수나 축소, 중국 부유층 자금 도피 등도 작용했다. 이는 내수 부진 확대와 경기 둔화, 디플레이션 우려, 신용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때 미국 주식시장과의 격차를 1.6조 달러까지 따라잡았던 중국 주식시장은 올해까지 약 6조3000억 달러 시총을 잃었고, 미국과는 격차는 38조 달러로 벌어질 정도로 추락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에 유동성 확대를 위해 은행 RRR 인하를 결정했다. 이는 중국이 강도 높은 부양책을 쏟아내기로 한 이후 나온 결정이다.

중국의 RRR 인하 결정은 각종 악재가 누적되면서 6조 달러 규모의 주식 시장 가치가 폭락한 데 따른 자산시장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진핑 정부는 그간 다양한 부양책을 사용했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에 미흡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보다 시급하게 공격적인 경기 부양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RRR 인하는 예상보다 컸다. 인민은행은 대부분 은행 RRR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일부 은행은 1%포인트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시장에 약 1.9조 위안(약 353조 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RRR 인하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대책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부양책으로 풀린 자금이 부동산이나 지방 정부와 같은 문제가 있는 곳에 다시 흘러갈 수 있다고 보아서다. 이렇게 되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이나 건설업 등을 살리는 조치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정도 부양책으로는 구조적 문제 해결과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부양책이 실질적 개선을 견인하지 못하고, 중국 경제의 구조적 약점을 덮어주기만 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부양책이 자칫 인플레이션이나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양책은 양면성이 있고 위험을 내포한다. 중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를 감내하고 부양책을 써야만 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었다.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신용 조정과 은행 보유 현금량을 더 줄이고, 정책 금리도 완만하게 인하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시장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고, 시진핑의 강력한 지시가 있어 부양책이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추가 지원도 가능해 보다. 이에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초점이 되고 있다. 여기서 추가적 재정 지원과 개혁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시장은 부양책이 경제 회복을 도울지, 아니면 위험을 증가시킬지에 기대와 우려를 모두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