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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3N, 일제히 경영진 개편…실적·비전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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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3N, 일제히 경영진 개편…실적·비전은 제각각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일본 본사 대표로 승진
'연매출 4조' 다가선 넥슨…'빅 앤 리틀' 기조 유지
넷마블·엔씨소프트, 법률 전문가 신임 대표로 낙점
위기 극복·효율 경영…법인 정리 등 구조 조정 시동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NC) 등 3N이 올해 일제히 대표이사 교체에 나선다. 왼쪽부터 넥슨 일본 본사(Nexon Co., Ltd.) 대표로 내정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와 김병규 넷마블 신임 대표 내정자, 박병무 NC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NC) 등 3N이 올해 일제히 대표이사 교체에 나선다. 왼쪽부터 넥슨 일본 본사(Nexon Co., Ltd.) 대표로 내정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와 김병규 넷마블 신임 대표 내정자, 박병무 NC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NC) 등 게임업계 3N이 올해 나란히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지난 2년 동안 성장세를 보인 넥슨은 한국 지사 대표가 본사 대표로 승진했다. 경영 성과가 미진했던 넷마블과 NC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카드로 경영진 교체에 나선다.

3N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제히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중 넥슨코리아와 NC는 기존 단독 대표 체제에서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앞두고 있다.
넥슨 일본 본사(Nexon Co., Ltd.)는 2014년부터 10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오웬 마호니(Owen Mahoney) 대표가 물러나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이 대표가 떠난 넥슨코리아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겸 넥슨재단 이사장이 공동 대표로서 이끌게 된다.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 내정자는 지난 6년 동안 한국 지사의 대표를 맡아왔다. 그가 이끌던 시기 넥슨은 2017년 기준 연 매출 2조2987억원의 회사에서 2023년 기준 연 매출 3조9323억원으로 두 배에 가까운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 성과 외에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2020년 'V4'와 2022년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 대상을, 2018년 '야생의 땅: 듀랑고'와 2023년 '데이브 더 다이버'가 최우수상을, 2020년 '바람의 나라 연'과 2022년 '블루 아카이브'가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콘텐츠적 면에서도 평단과 게이머들의 호평을 두루 받아왔다.

넥슨이 이렇듯 매출과 게임성 양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던 이유로 '빅 앤 리틀'이란 키워드가 손꼽힌다. 이는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검증된 장르의 '대작'을 개발하는 스튜디오와 더불어 게임 본연의 재미와 창의성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개발진을 별도로 운영해 오리지널 IP를 발굴하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이다.

경영진 개편 후에도 넥슨의 이러한 전략은 큰 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이정헌 대표는 지난해 일본 본사의 대표로 내정됐을 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타이틀의 안정적 운영에 더해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를 병행, 넥슨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3N의 2023년 실적을 나타낸 표. 자료=각 사, 표=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N의 2023년 실적을 나타낸 표. 자료=각 사, 표=이원용 기자

내부 인사 승진과 현 체재 유지에 방점이 찍힌 넥슨의 경영진 개편과 달리 NC와 넷마블은 경영진 교체를 통해 지난해 좋지 않았던 실적을 개선하는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넷마블은 2023년 매출 2조5014억원에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 2조6734억원, 영업손실 108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NC는 2023년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30.8%, 75.4% 하락세를 보였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작년부터 이어져 온 위기를 올해 반드시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넷마블은 권영식·도기욱 공동 대표 중 도기욱 대표를 법무·전략 기획 분야 전문가인 김병규 부사장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F&C) 산하에서 신작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개발을 전담했던 메타버스월드는 지난달 법인 종료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F&C 측은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NC는 오는 3월 변호사 출신 박병무 비상무이사를 김택진 창업주와 더불어 회사를 이끌 공동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NC가 김택진 창업주 외의 대표를 선임한 것은 창사 이래 이번이 첫 사례다.

경영진 교체 외에도 김택진 창업주 일가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가 C급 임원 직위를 내려놓고 해외 법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게임 개발·기획자 출신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 등을 새로운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로 세워 실무진 중심의 집단 경영 체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이 메타버스월드를 정리한 것과 마찬가지로 NC 역시 구조 조정에 한창이다. 지난해 말 AI 금융 신사업 조직 '금융비즈센터'를, 올 초에는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원준 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비용 통제·경영 효율화는 시작 단계에 있으며 즉각 반영된 성과도, 이후에서 효과가 나타날 부분도 있다"며 "경영진은 전사적 노력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결과를 내놓기까지 시간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