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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확대 상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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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확대 상시 검토

중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 첨단기술 접근 봉쇄

필리핀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1일(현지 시간) 마닐라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필리핀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1일(현지 시간) 마닐라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중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반도체 칩과 제조 장비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 범위 확대 조처를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확대할지 묻는 말에 “우리가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기술이 과거와 달리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우리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내 임무는 미국인을 보호하고, 우리에게는 있지만 중국에는 없는 반도체 기술,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 그들이 이를 군사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할 의도고, 중국에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를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성한 무역·투자 사절단의 일원으로 이번 방문에 동행한 미국 기업들이 필리핀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과 함께 필리핀을 찾미국 대표단에는 유나이티드 항공, 구글, 비자, 페덱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22개 기업의 경영진포함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필리핀에서 인공지능 관련 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일본 도쿄 나리타와 필리핀 세부 간 노선을 오는 7월 31일 신규 취항한다.

러몬도 장관은 11∼12일 필리핀에 체류한 뒤 13∼14일에는 태국을 방문한다. 태국에서는 제조, 공급망 회복탄력성, AI, 청정 기술 등이 의제로 다뤄진다. 러몬도 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처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어 반도체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와 일본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동참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SMIC가 지난해 9월에 7나노미터 공정을 이용한 스마트폰 반도체를 생산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화웨이와 SMIC는 미국이 2019년과 2020년에 취한 제재 대상 기업으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사용할 수 없으나 이들 기업이 제3국에서 관련 장비를 구매해 사용했다고 미 의회 조사단이 밝혔다.

네덜란드 ASML, 미국 엔비디아, 인텔 등 반도체 공룡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를 피해 중국 맞춤용 신제품을 출시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SML은 2019년 미국의 규제로 선단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판매할 수 없었다. ASML은 이에 따라 심자외선(DUV)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해 왔으나 최근 이것도 규제 대상이 되자 중국용 DUV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중국 맞춤형 AI 반도체를 다시 출시한다. 인텔은 중국용 칩 가우디2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