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변혁'을 꾀하고 있다. 낡은 관습을 벗어던지고 새 시대에 대비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 같은 '조직 개편'에 나서지만 각 사의 차별점이 확연하게 엿보인다. 우선 네이버는 사내 독립 기업으로 존재하는 5개 조직을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한다.
여기에 배송 시스템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 기업과의 연계 및 협업, 더 나아가서는 시스템 뒷받침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개발 등 '디지털 경제'가 사업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동시에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의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이에 네이버는 부서 세분화와 함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상호 최고 AI책임자는 카카오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전반을 선도할 예정이다. 또한 AI 통합 조직을 꾸려,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 '코GPT 2.0'을 개발 중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본사 AI 전담 조직으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카카오의 계획대로라면 AI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코GPT 2.0의 공개 일정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음에 외부에서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사내 부서 실무에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으나 카카오는 AI 개발에 치중한다는 계획 외에는 활용 방법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바로 이 부분에서 양 사의 '조직 개편'이 같으면서도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확인된다. AI를 중심으로 한 개편이지만 네이버가 제시한 청사진이 더욱 또렷하다.
하이퍼클로바X는 이미 민간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며 학습 데이터를 방대하게 쌓아 올려나가고 있지만 코GPT 2.0은 실무 도입 이전에 아직 외부에 공개된 것이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공개 일정이 계속 늦어진다는 것은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진척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코GPT 2.0 공개가 늦어질수록 업계 이목을 끌기에 점점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AI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만큼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른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생성형 AI 시장은 오픈AI의 챗GPT 공개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의하면 세계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은 2023년 113억 달러(한화 약 14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35.6% 성장해 2028년에는 518억달러(한화 약 68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