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서 임종윤·임종훈 형제 패배
한미약품, 박재현·신동국 해임안 진행 어려워질수도
오는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도 영향 있을 듯
한미약품, 박재현·신동국 해임안 진행 어려워질수도
오는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도 영향 있을 듯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이뤄진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정관 변경은 실패했지만 신 회장이 이사회로 진입하는데는 성공했다.
이로 인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10명 중 신 회장을 포함해 5명이 되면서 5대5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이뤄진 두 형제의 경영권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오는 19일에는 한미약품에 대한 임시주총이 진행된다. 주요 안건으로는 이사 해임안과 선임안 등을 의결한다. 해임 대상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신 회장이며 선임 대상자는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다.
박 대표는 친 3자 연합의 인물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로부터 독립해 독자경영을 주장했다. 박 부사장과 장 대표는 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두 형제는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회사인 한미약품 이사회에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인물은 배제하고 측근을 넣고 경영할 계획인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인원이 동수가 되면서 당장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해임과 선임 의결권 행사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
임 대표이사 측은 기업의 지분 사용은 대표이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3자 연합 측은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입장문을 통해 다른 이사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 지주사가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즉 이사회와 논의를 통해 방향성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임 대표이사는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고 오는 19일에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총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측 관계자는 이사회가 동수가 됐어도 회사 발전과 미래를 고려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하지 못하면 박 대표이사와 신 회장 해임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은 41.42%로 소액주주 8.59%만 동의하면 해임과 선임이 가능해진다.
소액주주 중 국민연금(9.99%)과 신 회장(7.72%), 신 회장의 회사인 한양정밀(1.42%)를 제외하고도 20.01%가 있기 때문에 해임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하지 못할 경우 해임과 선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 앞서 두 형제는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 표심확보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표심 확보에 열중해야 한다. 반대로 3자 연합은 저지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주총이 끝 아냐…3월 정기주총 남아
한미약품 임시주총이 끝나도 경영권 갈등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정기 주총에서는 특별결의로 대표이사 선임이나 해임 등이 가능하다. 그외에도 사업 방향성이나 투자금 활용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이 사실상 3월에 진행되는 정기주총의 사전 모의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초 정기주총에서는 두 형제가 신 회장의 지원을 받아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신 회장이 등을 돌렸기에 다시 이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한 임 대표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한 지분을 3자 연합 측인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확보하면서 지분 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아직 안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고 임 대표의 임기가 남았기에 섣부른 해임은 없을 가능성이 높기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