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명 레오 14세로...전 세계 가톨릭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
시카고 출신으로 페루 빈민가에서 오랜 사목 경험
시카고 출신으로 페루 빈민가에서 오랜 사목 경험

미국 국적의 성직자가 교황의 자리에 오른 최초의 사례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69세의 프레보스트 신임 교황은 교황명 ‘레오 14세’를 택했다. 시카고 출신으로 사목 활동 대부분을 남미 페루에서 펼친 그는 바티칸 시국에서 진행된 추기경단 콘클라베 이틀째, 네 번째 투표에서 극적으로 교황으로 선출됐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등 외신에 따르면 콘클라베 폐막을 알리는 하얀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른 지 한 시간여 만에 수석 추기경인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새 교황의 탄생을 공식 발표했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소속인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첫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어 연설은 없었다.
앞서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지난달 21일, 8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최근 콘클라베에서 새 교황의 이름은 흰 연기 발생 후 통상 25분에서 66분 사이에 발표되어 왔으며, 이날 흰 연기는 동부 표준시 기준으로 오후 12시 7분경 관측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제267대 로마 가톨릭 교황으로서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12사도 중 한 명인 성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겨진다.
선출 전, 레오 14세 교황은 가톨릭으로 개종한 미국 부통령 JD 밴스를 비판하는 ‘내셔널 캐톨릭 리포터’의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JD 밴스는 틀렸다. 예수님은 타인에 대한 사랑의 순위를 정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는 제목이었다.
또한 그는 교황에게 전 세계 가톨릭 교구의 주교 임명에 대해 조언하는 바티칸 주교성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2023년에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그는 필라델피아의 빌라노바 대학교, 시카고의 가톨릭 신학대학, 로마의 성 토마스 아퀴나스 교황청립대학교를 졸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늦게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그가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의 선출은 미국 가톨릭 교회는 물론 전 세계 가톨릭 공동체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의 리더십 아래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도전과 과제들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