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저장성, AI 산업 육성 위해 1조 위안 투자 계획 발표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저장성, AI 산업 육성 위해 1조 위안 투자 계획 발표

알리바바·딥시크 본거지, 인재유치와 기술자립 위한 종합지원책 내놔
항저우·닝보 '핵심도시' 선정, 년간 10명 이상 '최고 AI 인재' 확보 목표
중국 저장성 정부가 2027년까지 AI 산업 매출 1조 위안(약 1,386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저장성 정부가 2027년까지 AI 산업 매출 1조 위안(약 1,386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저장성 정부가 2027년까지 AI 산업 매출 1조 위안(약 1386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고 2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주요 AI 기업들의 본거지인 저장성은 이 지역을 '글로벌 AI 혁신 개발 고지'로 육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 패키지를 지난주 공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대규모 언어 모델, 클라우드 컴퓨팅,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AI 공급망 기업들의 2027년 총 영업수익이 1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5700억 위안 규모였던 중국 전체 AI 산업 생산가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저장성의 AI 육성 정책은 재정 지원, 인재 유치 인센티브, 성장 촉진 조치 등을 포함하며, 특히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자체 제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매하도록 장려하는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정 지원 부문에서는 AI 투자를 위한 100억 위안 이상의 벤처캐피털 유치, 특히 하드테크 분야의 초기 단계 연구와 장기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이 포함된다. 또한, 매출의 3%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스타트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기초 AI 모델 및 응용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에 최대 3000만 위안(약 415만 달러)을 지원할 계획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가정용 로봇과 스마트 안경 같은 AI 장치 구매 시 15% 할인(주문당 최대 2000위안)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인재 유치 측면에서는 매년 10명 이상의 "최고 AI 인재"를 저장성으로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소득, 코드 인용, 주요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여도, 수천 개의 GPU에서 AI 시스템을 최적화한 경험 등의 요소를 기준으로 AI 인재를 평가할 새로운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장성은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성도인 항저우와 해안 도시 닝보를 "핵심 도시"로 선정했다. 항저우는 알리바바, 넷이즈와 같은 대형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딥시크, 유니트리 같은 중국의 "작은 용(小龍)"으로 불리는 신흥 스타트업들의 본거지다. 닝보는 중국 최대 항구 중 하나로, 롱 세미컨덕터와 같은 반도체 유니콘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이번 정책은 5월 31일부터 시행되며 2027년까지 유효하다.

저장성의 AI 육성 정책은 중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방정부 차원의 AI 지원 경쟁의 일환이다. 지난달에는 텐센트와 화웨이의 본거지인 광둥성이 AI와 로봇 부문의 '글로벌 혁신 하이랜드' 조성을 위한 보조금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AI 지원 정책은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응해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저장성의 정책은 연구개발 중점 분야로 AI 모델, 컴퓨팅 칩, 클라우드 기술 등을 지정함으로써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항저우에 기반을 둔 중국의 챗GPT 경쟁업체인 딥시크는 최근 2048개의 엔비디아 GPU 칩을 활용해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발한 바 있으며,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저장성의 AI 육성 정책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중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으로, 향후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글로벌 AI 혁신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항저우와 닝보를 중심으로 한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인재 유치에 집중함으로써 중국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