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플래닛은 지난 6일 오는 2027년 말까지 비트코인 보유량을 21만 코인으로 지금보다 20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로 현재 시세 기준 약 22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한다.
메타플래닛은 지난 2024년 ‘전략적 전환’을 통해 호텔 경영에서 비트코인 장기 보유 투자자로 전환한 뒤, 사실상 비트코인 재무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메타플래닛의 이 같은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 행보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끈 미국 소프트웨어 그룹 스트래티지(Strategy)의 선례를 따른 것이다. 세일러는 수천 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레버리지까지 동원해 기업 가치를 폭발적으로 키웠다. 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040억 달러(약 141조 원)로, 보유 비트코인(58만 개)의 가치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주식을 희석하더라도 보유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의 폭발적 수익 흐름으로 전 세계에 이를 모방하는 회사가 급증했고 메타플래닛도 그중 하나다.
FT에 따르면 메타플래닛이 목표한 21만 비트코인 보유를 달성할 경우, 스트래티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 된다.
메타플래닛은 지난 1년간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해 왔으며, 매입 규모 역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매입 전략 덕분에 메타플래닛의 주가는 최근 2년간 8850% 이상 폭등해 현재 주당 1544엔(약 10.71달러)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당초 2만1000개였던 비트코인 보유 목표를 상향 조정해, 2026년 말까지 총 10만 개의 비트코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중심의 사업 외에도 도쿄에 위치한 호텔 한 곳을 보유 및 운영 중이다. 해당 호텔은 ‘비트코인 호텔(The Bitcoin Hotel)’로 브랜드를 변경해 2026년 초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메타플래닛은 일본 내에서 ‘비트코인 매거진(Bitcoin Magazine)’의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교육과 보급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