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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3곳 직접 공습 발표...외교 실패 후 8일 만에 군사 옵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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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3곳 직접 공습 발표...외교 실패 후 8일 만에 군사 옵션 선택

"2주 최후통첩" 무산되며 이스라엘과 합동작전 결행...의회서 초당적 반발 확산
미국이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 사진은 미 공군 글로벌스트라이크사령부 소속 B-2 스피릿 폭격기 3대 중 한 대가 지난 2011년 3월 20일(현지시각)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집행 작전 임무를 마치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 사진은 미 공군 글로벌스트라이크사령부 소속 B-2 스피릿 폭격기 3대 중 한 대가 지난 2011년 3월 20일(현지시각)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집행 작전 임무를 마치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외교 해결 노력이 실패한 지 8일 만에 군사행동을 단행했다고 21(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악시오스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미군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을 말살했다"며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 성공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진행한 연설에서 "중동의 깡패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이런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평화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지난 8일 동안 목격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비극이 이란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회에서 초당 반발 확산...헌법 위반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은 의회에서 초당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21일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과 일부 친이스라엘 의원들은 공습을 칭찬하지만, 양당에서 반대 세력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로 칸나 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우리는 즉시 워싱턴 DC로 돌아가 미국이 또 다른 끝없는 중동 전쟁에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쟁 권한 결의안에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인 짐 히메스 의원(민주당-코네티컷)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을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또한 이것이 이 지역의 추가적인 무력 충돌 확대와 우리 군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계속해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행정부에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케인 상원의원(민주, 버지니아)은 공습 하루 전 "모든 상원의원들이 이 세 번째 바보 같은 중동 전쟁에 찬성하는지 여부에 대해 투표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존 툰 상원 원내대표(공화당)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LA)은 공습 하루 전날 밤 공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칸나 의원은 케인 상원의원과 함께 공습 전 며칠 동안 전쟁 권한 법안에 대해 의회 양원에서 초당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 외교 막판 좌초와 군사 개입 배경


이번 군사행동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마지막 외교 노력이 실패한 직후 단행됐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앞으로 2주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공개 발표했지만, 주말 동안 공습 준비가 가속화됐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중재한 이스탄불에서의 백채널 회동 시도가 무산된 것이 결정 계기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와 밴스 부통령을 보낼 용의가 있었고, 필요하다면 직접 회담에 참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암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숨어 지낸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회담을 승인할 수 없어 이러한 노력은 무산됐다. 그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 한 미국과 직접 접촉하기를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 이스라엘과의 전략 협력과 작전 세부사항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그 어떤 팀도 일해본 적이 없는 팀으로 일했고, 이스라엘에 대한 이 위협을 없애기 위해 먼 길을 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이란 공습에 앞서 이스라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후 네타냐후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번 공격에 사용됐다고 확인했다.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벙커버스터인 GBU-57 초대형 관통탄(MOP)을옮기고 있다. 이 폭탄에는 2.4t의 재래식 폭약이 들어있다.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벙커버스터인 GBU-57 초대형 관통탄(MOP)을옮기고 있다. 이 폭탄에는 2.4t의 재래식 폭약이 들어있다.사진=미 공군

무게 13.6t인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두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여러 대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공습 하루 전 태평양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탐지되면서 미국이 포르도를 공격할 것이라는 추측이 높아졌다. 방산업체 노드롭 그루먼이 생산한 B-2는 최대 이륙중량이 170.2t에 이르며, 최고속도 마하 0.85로 중간 급유없이 최대 1만11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지하 시설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공개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들은 작은 부분을 뚫을 수는 있지만, 아주 깊이 내려갈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 이란 반발과 중동 확전 우려


이란 원자력기구는 3개의 핵 시설이 공격을 받았음을 확인하고 "미국의 적""국제법에 위배되는 잔인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 단체는 "적들의 사악한 음모에도" 이란은 자국의 핵 에너지 산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을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미국에 대한 이란의 어떤 보복도 오늘 밤 목격된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여전히 많은 목표물을 남겨두고 있으며, 이슬람 공화국과의 평화가 "빨리 오지 않는다면" 군대가 "몇 분 안에 그것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어로 공개된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종종 '힘을 통한 평화'라고 말한다"면서 "먼저 힘이 오고, 그 다음에 평화가 온다. 그리고 오늘 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대단한 힘을 발휘해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례 없는 전쟁이 9일째 되는 날 밤에 단행된 것으로, 이 지역 전역의 미군과 군사 시설에 대한 테헤란의 보복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반이 이스라엘의 전쟁 참여를 둘러싸고 크게 나뉘어 있는 가운데,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한 가지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