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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 넘게 급락...이란 보복 공격, 미군 기지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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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 넘게 급락...이란 보복 공격, 미군 기지로 제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피하자 긴장 완화 기대 확산
미국 달러 지폐 및 3D 프린팅 기름 파이프와 배럴 미니어처가 이란 국기 위에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 및 3D 프린팅 기름 파이프와 배럴 미니어처가 이란 국기 위에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23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및 가스 유조선 운송을 방해하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대신 카타르 주둔 미군 알우다이드(Al-Udeid)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뒤 국제유가가 7% 넘게 급락했다.

이란의 카타르 미군 기지 공격 이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유가를 대폭 끌어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5.33달러(7.22%) 하락한 68.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5.53달러(7.18%) 떨어진 71.4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6월13일 이란을 공습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한 브렌트유가 7.18%나 하락한 것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이란 국영 TV를 인용한 NBC 뉴스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 공격은 미국이 지난 주말 동안 이란의 핵심 핵시설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다.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으며, 자국의 방공망이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RBC 캐피탈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총괄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CNBC에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긴장 고조를 통한 긴장 완화'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격에 대해 조기 통보를 준 이란에 감사한다. 덕분에 인명 피해가 없었다"면서 이란에 평화적 접근을 촉구했고, 이스라엘에도 같은 방향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이 당장 최악의 시나리오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를 피한 것으로 보이자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분석기관인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는 게시글에서 "잘 방어된 미군 기지를 향한 예고된 공격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긴장 완화의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의 추가 보복이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추가 군사 대응 조짐이 없다면, 향후 며칠 내에 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앞서 이날 아시아 거래 초반에만 해도 이란의 보복으로 걸프만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 6%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날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때 긴장감을 높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6월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5월 하루 평균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케플러(Kpler)에 따르면, 같은 달 이란은 184만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중 대다수는 중국으로 향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