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14일(현지시각)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지난 8~11일에 걸쳐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주가는 14일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시가총액 5조 달러 달성을 위한 주가 204.92달러를 향해 갈 길이 바쁜 엔비디아이지만 중국 시장이라는 변수에 발목이 잡혀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CEO 방중
엔비디아 주가 흐름을 단기적으로 좌우할 변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인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고위 지도부를 만날 전망이다.
CEO 방중을 앞두고 엔비디아 주가는 14일 하락했다.
다만 오후 들어 낙폭을 좁히는 데는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오전 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8% 하락한 162.02달러까지 밀렸다. 시총 4조 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이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해 시총 4조 달러는 지켰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지만 엔비디아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베이징 기자회견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오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황 CEO가 기존 블랙웰 RTX프로6000 반도체를 기반으로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새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기를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용으로 개발한 H20 반도체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해 엔비디아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과 무역합의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먹구름이 가신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H20 반도체를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 뒤 엔비디아는 사실상 중국 시장 접근이 차단됐다.
황의 이번 방중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도 엔비디아 총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한 포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9월 중국 수출용 새 AI 반도체를 공개할 계획이다.
꿩 대신 닭?
엔비디아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13일 분석노트에서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길이 막힌 H20 AI 반도체 대신 게이밍용 그래픽 카드인 RTX5090이나 RTX5080을 중국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H20의 공백을 이들 그래픽 카드로 메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그래픽 카드들은 H20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매출 공백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반발 위험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속에 황 CEO가 방중 길에 나섰지만 이는 외려 미국 의회의 반발을 살 위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의회도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민주당도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미 상원 여야 의원들은 11일 황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방중 계획에 대해 우려했다. 이들은 황에게 미 반도체 수출 통제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접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황 CEO는 방중 길에 리창 중국 총리, 허리펑 부총리 등을 만날 계획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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