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불이익 주기 어려운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불이익 주기 어려운 이유

트럼프, 머스크와 갈등 속 스페이스X 계약 해지 시도에도 “대부분 필수로 유지” 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 이후 연방정부와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간 계약 해지를 검토했지만 관련 계약 대부분이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나사) 임무 수행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머스크가 자신의 조세정책을 공개 비판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 비방성 발언까지 이어가자 “연방 예산 절감을 위해 머스크 관련 정부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이후 백악관은 연방조달청(GSA)을 통해 국방부와 나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스페이스X와 체결한 계약 목록과 대체 가능성 평가 자료를 요청했다.

◇ 백악관, 스페이스X 계약 해지 어려운 것으로 판단


그러나 WSJ에 따르면 검토 결과 대부분의 계약은 로켓 발사나 위성통신 등 미국 정부의 전략 임무에 핵심적인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백악관과 국방부는 “계약 해지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일부 계약은 다른 기업이 대체할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최근 진행된 우주군과 나사의 국제우주정거장 유인 비행 준비 작업에도 스페이스X가 단독 수행업체로 참여 중이다.
한편,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미 국방부로부터 총 59억 달러(약 8조28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국가안보 위성 발사 계약을 따내며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재확인한 바 있다. 또 올해 안에 나사의 새로운 우주비행사 승무원 임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검토가 머스크와의 갈등 때문만이 아니라 전체 정부 계약의 효율성을 살피는 과정이라고 해명했으나 스페이스X 회장 그윈 숏웰은 최근 백악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우리는 정부가 요구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정당하게 계약을 따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주 전략 의존 심화…트럼프 뜻대로 안 되는 현실


트럼프 행정부는 계약 해지를 검토하면서 오히려 정부의 스페이스X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로켓 재사용 기술이나 저궤도 위성통신망인 스타링크처럼 경쟁사가 갖추지 못한 인프라에 미국 안보와 통신망의 상당 부분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와의 관계가 단절될 경우 발생할 리스크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 했지만 스페이스X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은 정부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머스크에 대한 불만과는 별개로 정부 계약 대부분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