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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이해하려면? 답은 탐욕”…세계적 인류학자 “돈이 유일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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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이해하려면? 답은 탐욕”…세계적 인류학자 “돈이 유일한 목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든 정치적·경제적 결정은 ‘권력’이나 ‘명예’가 아니라 ‘돈’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평가는 글로벌라이제이션 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세계적 인류학자 아르준 아파두라이 미국 뉴욕대 명예교수가 직접 내놨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이론이란 사람·돈·기술·미디어·생각의 복잡한 흐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아파두라이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낸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진짜 바닥은 돈이며, 그 어떤 목표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의 행보를 ‘탐욕(avarice)’이라는 신학적 개념으로 풀이하며 “트럼프는 탐욕을 시장의 힘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원칙조차 비켜간다”고 지적했다.

◇ “거래가 성공하든 말든, 돈은 트럼프에게로”

아파두라이 교수는 트럼프가 ‘거래’에 집착하는 성향이 부동산업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도 브랜드 이미지와 대중의 인식을 통해 이익을 얻는 법을 알고 있다”며 “완성되지 않은 거래조차 돈으로 바꾸는 능력이 트럼프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의 합의’ 단계라는 점에서 트럼프는 거래를 통해 성공 이미지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구조를 활용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에게 거래는 시장의 규제나 실패 리스크에서 벗어난, 자기 홍보와 브랜드 유지의 완벽한 도구”라는 것이다.

◇ “관세는 정책 아닌 자기 과시 도구”


트럼프의 대표 정책 수단인 관세 역시 탐욕 기반의 거래 전략으로 해석됐다. 아파두라이 교수는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제조업 회복이나 대미 적자 해소를 말하지만 진짜 목적은 자신의 거래 기술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남태평양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 운영됐던 의례적 교환체계인 ‘쿨라(kula) 교환’에 비유했다. 쿨라 교환은 실용 가치 없는 장신구를 남성 엘리트들이 순환시키며 위신을 주고받는 제도로 실질 경제활동보다는 명예와 지위를 겨냥한 상징적 행위에 가깝다. 그러나 그는 “쿨라는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구조지만 트럼프의 거래는 오직 일방적 승리와 사적 이득만을 겨냥한다”고 선을 그었다.

◇ “암호화폐는 트럼프 탐욕의 완전체…$TRUMP로 수조원 자산 축적”


아파두라이 교수는 최근 트럼프가 암호화폐 영역에서 벌이고 있는 활동이 ‘탐욕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암호화폐를 통해 마치 카지노 주인처럼 항상 자신이 이기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트럼프의 밈코인($TRUMP)은 그와 측근들에게 수십억달러의 순자산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자녀, 변호사, 로비스트 등 자신만의 탐욕 네트워크를 통해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를 불려왔다”며 “암호화폐는 트럼프가 시장의 메커니즘을 우회해 탐욕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는 시장이 아닌 거래로 돈을 움켜쥐는 자”


아파두라이 교수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미국을 위한 것도, 역사에 남기 위한 것도 아니다”라며 “모든 것은 돈, 더 많은 돈을 향한 개인적 집착”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세계화와 문화 흐름을 설명하는 ‘스케이프 이론’으로 국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는 탐욕으로 시장을 넘어섰고 거래를 통해 시장을 움켜쥐었다”며 “트럼프식 경제학은 시장이 아닌 ‘거래’가 힘을 쥐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트럼프의 경제관을 요약하며 “트럼프는 시장을 거래로 움켜쥔다”고 비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