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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연준 공격·통계 불신, 달러 가치 전망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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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연준 공격·통계 불신, 달러 가치 전망에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연방준비제도 압박과 정부 통계에 대한 신뢰 하락이 달러 약세 전망을 키우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외환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다수가 향후 수개월간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연준 독립성 우려·고위직 경질에 투자심리 흔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부채 증가와 금리 인하 기대감,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 공식 통계의 신뢰 추락 등을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의 고용 통계가 '조작됐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이는 미국 고용지표가 대규모 하향 수정된 직후 벌어진 일로 시장은 이를 '통계의 정치화'로 해석하고 있다. 이 조치 이후 유럽연합(EU)과의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에 상승했던 달러 가치는 반락했다.

연준 내부의 혼란도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거듭 비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이에 더해 최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조기 사임하면서 차기 연준 의장 인선 과정에 정치적 변수가 끼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된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연준 이사로 지명해 내년 의장직에 앉히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며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매파(긴축 선호)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달러는 상승시마다 매도 대상”


달러는 올해 주요 6개 통화 대비 약 9% 하락했으며 최근 포지션상 과매도 상태에서 일부 반등한 뒤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G10 외환 전략 총괄은 “지금까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라는 '예외주의'에 기대어 왔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며 “연준의 독립성, 통계의 질 등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 달러는 앞으로 반등 때마다 팔리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10월 말까지 약 2% 상승해 1유로당 1.17달러(약 153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6개월 뒤에는 1.18달러(약 1540원), 1년 뒤에는 1.20달러(약 1565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강한 유로화 전망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