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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소프트뱅크 20억달러 투자, 인텔 파운드리 매각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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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소프트뱅크 20억달러 투자, 인텔 파운드리 매각 ‘신호탄’ 되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로이터

소프트뱅크가 인텔 지분 20억 달러(약 2조7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지만 이 발표는 단순한 지분 매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처리 방안을 논의한 것은 향후 매각 협상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 단순 투자 아닌 ‘더 큰 거래’의 전조


이번 계약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달러에 취득한다. 표면적으로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텔을 지원하는 투자지만 FT의 분석에 따르면 손 회장과 탄 CEO 간 대화에는 합작법인 설립이나 파운드리 매각 같은 더 큰 시나리오까지 포함됐다. 한 소식통은 FT와 인터뷰에서 “이번 지분 투자 발표가 더 큰 거래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 인텔의 고민, 소프트뱅크의 기회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을 외부 고객에 개방했지만 엔비디아·TSMC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 막대한 투자 비용과 부진한 실적 탓에 탄 CEO는 첨단 공정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황이다.

반면 손 회장은 ARM, 엔비디아, 오픈AI 등 핵심 기술 기업에 이미 투자해왔고 인텔 파운드리까지 확보할 경우 반도체 설계–제조–응용을 아우르는 완전한 AI 인프라 구도를 완성할 수 있다.

◇ 미국 정부 개입 변수


미국 정부 역시 인텔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미국 내에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소프트뱅크와의 거래에 정치적 무게를 더하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번 논의가 단순한 민간 거래를 넘어 미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 AI 시대 ‘빅딜’의 서막


소프트뱅크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금융 투자 이상의 성격을 갖는다. 투자 자체가 인텔에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인텔 파운드리 매각 가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20억 달러 투자는 인텔 재정 지원이자, 동시에 파운드리 빅딜을 향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