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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과잉’ 직면…ESS·LFP 전환으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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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과잉’ 직면…ESS·LFP 전환으로 돌파구 모색

F-150 라이트닝 판매 26% 급감, 공장 가동률 60% 수준…미국 시장 둔화 속 ESS·제3자 공급으로 생존 전략
블루오벌SK는 현재 여력이 생긴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 등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다. 사진=블루오벌SK이미지 확대보기
블루오벌SK는 현재 여력이 생긴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 등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다. 사진=블루오벌SK
미국 전기차 시장 둔화로 포드와 SK온이 함께 세운 합작사 블루오벌SK(BlueOvalSK)이 미국 시장의 공급 과잉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다른 완성차 업체 공급을 늘려 현금 흐름을 유지하려는 전략에 속도를 내며 돌파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EV 수요 꺾이자 공장 반쪽 가동


19(현지시각) 에이인베스트(AInvest) 에 따르면, 블루오벌SK가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세운 첫 배터리 공장은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공장은 정원 2500명 규모로 설계됐지만 현재 고용 인원은 1450명 수준이다.

이는 전기차 수요가 예상만큼 뒷받침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포드의 핵심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 판매는 올해 2분기(4~6) 전년보다 26% 줄었다. EV 구매 보조금 역할을 한 7500달러(1044만 원) 연방 세액공제가 지난해 끝나면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은 지난해 51억 달러(71000억 원)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생산 계획을 늦추는 등 조정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ESS·LFP로 활로 찾기


블루오벌SK는 현재 여력이 생긴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다. 마이클 애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위기는 새로운 고객을 얻을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닛산과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돌파구는 ESS. 미국 전력회사들과 지방정부가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에너지저장 수요를 늘리면서, 안정된 매출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ESS는 전기차 시장보다 꾸준한 수익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 전환도 추진된다. 블루오벌SK는 내년부터 값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도입한다. 포드가 미시간주 마샬에 30억 달러(41700억 원)를 들여 추가로 LFP 전용 공장을 짓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전기차를 내놓아 소비자층을 넓히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포드 역시 차세대 F-시리즈 전기 픽업 출시를 2028년으로 늦추며, 고가 모델보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생존 모델을 찾는 과정으로 평가


월가는 이번 전략이 단기와 중장기 모두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당장은 남는 생산능력을 ESS와 다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해 수익을 채울 수 있고, 장기로는 LFP 전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중국 기업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CATLBYD가 세계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한 가운데, 한미합작사인 블루오벌SK가 가격과 물량에서 우위를 잡기는 쉽지 않다. 또 닛산 등과 계약이 실제 성사되지 못하면 '공급 과잉'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블루오벌SK의 전략 변화를 전기차 시장이 초기 기대에서 한 단계 성숙한 현실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위기 속에서 다각화와 비용 절감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블루오벌SK가 새로운 생존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