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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혼다 오하이오 공장, 美 이민단속 '불똥'…북미 사업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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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혼다 오하이오 공장, 美 이민단속 '불똥'…북미 사업 차질 빚나

조지아 공장 급습 후폭풍…韓기업 22곳 사업 '올스톱'
트럼프 "투자 환영하나 이민법 존중해야"…압박 수위 높여
2024년 2월 29일,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는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인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마지막 구조용 강철 빔을 설치하며 주요 건설 이정표를 기념했다. 사진=혼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29일,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는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인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마지막 구조용 강철 빔을 설치하며 주요 건설 이정표를 기념했다. 사진=혼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미국 오하이오주 합작 배터리 공장 사업이 뜻밖의 어려움에 부딪혔다.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미국 이민 당국의 급습 사태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리면서 제퍼슨빌 공장의 미래 또한 불확실해졌다고 현지 언론인 데이튼 데일리 뉴스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발단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43억 달러 규모(약 5조9600억 원)의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에 미국 이민국과 국토안보부가 들이닥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현지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조선, 철강, 전기 장비 등 분야의 한국 기업 관련 공장 최소 22곳이 거의 가동을 멈췄다. 특히 피해 당사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다고 전하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 4조 원 합작공장, 안갯속으로

이번 사태의 불똥은 데이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페이엣 카운티 제퍼슨빌로 튀었다. 2023년 초 공식 출범한 이곳 공장은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약 35억 달러(약 4조8500억 원)를 투자해 약 22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초대형 사업이다. 연간 생산 목표는 40GWh(기가와트시)에 이르며, 200만 평방피트(약 18만6000㎡) 넓이의 시설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량 혼다의 북미 전기차 공장에 독점 공급될 예정이었다.

데이턴 데일리 뉴스가 혼다와 합작법인 측에 공장 상황을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생각을 밝혔다. 그는 "조지아 현대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법 집행 작전에 따라,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에 우리나라의 이민법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여러분의 투자는 환영하며,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만들고자 훌륭한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오는 것을 장려하고 신속히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북미 핵심거점' 흔들…양사 "상황 예의주시"


2025년 말 완공과 양산을 목표로 했던 이 공장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2023년 2월 28일 기공식에는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과 혼다 미베 토시히로 사장,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 등 양사와 주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지난 2월 29일에는 건물 골조 설치를 마치기도 했다. 이 공장은 혼다가 오하이오주에 총 44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하는 전기차 전환 사업의 중심축이자, 양사가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자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는 핵심 기지로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조지아 사태 탓에, 완공되면 축구장 78개 넓이에 이르는 이 거대 시설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조지아 공장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약 300명의 석방이 확보됐다고 알려졌지만, 혼다와 LG 양사는 공식적인 태도를 밝히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