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함대 현대화 계획 지원, 필리핀 현지화 모델 확산

말레이시아가 추진 중인 15:5 혁신 계획은 현재 15개 등급으로 분산된 함정을 2050년까지 5개 핵심 등급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운영비용을 줄이는 대규모 함대 개편 프로젝트다. 베르나마 통신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해양 역량 및 협력 포럼에서 이 계획에 맞는 3개 함정 플랫폼 제공 방안을 공개했다.
검증된 HDP 시리즈 3개 모델로 현대화 지원
HD현대중공업 국제 방위 프로그램 해군 및 특수 함정 영업 관리자인 윤주원(Jewon Yun)은 "HD현대중공업을 대신해 말레이시아 왕립해군에 이러한 검증된 모델을 제안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오랜 파트너십과 지역 협력 차원에서 15:5 프로그램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제안한 함정은 HDP-1500, HDP-2200, HDP-1000 모델 등 3종으로, 모두 운영 실적을 갖춘 검증된 플랫폼이다. 윤주원 관리자는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설계안이 아니라 이미 다른 해군과 함께 운용되고 있는 실전 함정"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15:5 혁신 계획에서 통합 대상인 5개 등급은 다목적 지원선(MRSS), 연안 전투함(LCS), 연안 임무선(LMS), 순찰선(PV), 잠수함이다. 이 전략은 효율성 개선과 유지 관리 비용 절감, 함정 간 상호 운용성 강화를 통해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서 말레이시아 해양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필리핀 수빅 모델 확산...현지 생산·정비 체계 구축
HD현대중공업은 말레이시아 진출과 함께 현지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주원 관리자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유지 보수, 수리 및 정밀 검사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엔지니어 교육 방안에 대해서는 "현지 엔지니어 교육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울산 조선소에서 전문가를 보내 말레이시아 조선소와 협력해 현지 팀이 한국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도 유지보수와 간단한 수리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작 방식에서도 유연함을 보였다. "100% 한국 제작이 아니어도 되며, 50대50이나 20대80 비율도 가능하다. 현지 파트너와 협력에 열려 있다"고 밝혀 현지 생산 파트너십 가능성을 내비쳤다.
해외 방산 수주 급증...3년간 1조 원 넘어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 발표는 HD현대중공업 해외 방산 사업 확대 노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업계 자료를 보면 HD현대중공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에서 총 1조3689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21년까지 31년 동안 쌓은 수주 총액 1조 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최근 수주 성과를 보면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6월 필리핀에서 2200t급 원해경비함 6척을 7449억원에 따냈으며, 지난해에는 페루와 총 6406억원 규모 함정 4척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맺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군 당국과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해 미국 함정 정비·수리·점검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11월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 군수지원센터를 세워 전 세계 함정을 대상으로 한 정비·수리·점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제3차 한-말레이시아 방위산업 협력 세미나와 함께 열린 포럼에서 나왔으며, 말레이시아 국방 관계자와 업계 인사들이 모여 해군 현대화와 전략 파트너십 방안을 논의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