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수에즈 '에너지 동맥' 동시 절단…한국행 원유 72% 수송로 '적색등'
정유·화학업계 비중동 노선 확보 총력…물류비 전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정유·화학업계 비중동 노선 확보 총력…물류비 전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3일(현지시각), 이란과 후티 반군의 해상 봉쇄 조치로 인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항로가 차단되면서 전 세계 공급망이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강력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자급률이 낮은 대한민국 경제에는 '공급망 단절'이라는 실존적 위기가 닥쳤으며 정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물류 혈전'에 막힌 바닷길…운송 기간 2주 늘고 운임은 200% 폭등
이번 중동 사태는 전 세계 해상 물류의 통계 수치를 순식간에 마비 상태로 몰아넣었다. 물류 현장의 지표를 살펴보면, 유럽과 중동 노선을 잇는 해상 운임은 전쟁 발발 직후 최대 200%까지 치솟으며 현장 화주들에게 '운임 쇼크'를 안겼다.
이는 예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한 탓에, 글로벌 해운사들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기수를 돌린 결과다.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기존보다 10일에서 최대 14일의 운송 기간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으며, 이는 곧 선박 회전율 저하와 선복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실제로 수에즈 운하의 통행량은 지난 1월 기준 전년 대비 23% 급감하며 사실상 '항로 상실'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런던 소재 해운 분석업체 크세네타(Xeneta)의 피터 샌드 수석 분석가는 "무기화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상 무역의 근간을 해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행 원유 72% '인질' 된 호르무즈…정유·화학업계 공급망 재편 사활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는 더욱 위태로운 노릇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0%를 소화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금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 및 화학업계에서는 기업들은 이미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비상 대응 체제에 착수했다고 한다.
국내 최대 정유사 관계자는 "미국과 카자흐스탄 등 비중동 지역으로 도입선을 긴급 다변화하여 수급 불안을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화학업계는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과 해상 보험료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물류비 폭등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어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늘길마저 가로막은 지정학 리스크…'저비용' 가고 '안보 경영' 온다
해상로가 막히자 화주들이 항공으로 몰리며 하늘길마저 포화 상태다. 로리그 수스 로지스틱스(Rohlig SUUS Logistics) 분석에 따르면, 에미레이트와 카타르 등 중동 3대 항공사가 글로벌 화물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영공 폐쇄는 항공 운임의 추가 폭등을 야기하고 있다.
마리우스 필레츠 이사는 "두바이와 도하 등 핵심 허브가 마비되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물류망 전체가 거대한 병목 현상에 갇혔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에 '공급망 회복 탄력성'이라는 숙제를 다시 던졌다. 과거의 효율성 중심 경영은 이제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수로 둔 '안보 중심 경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체 수송로를 상시 확보하고 에너지 비축 시스템을 고도화하지 않는다면, 바닷길이 막힐 때마다 우리 경제의 엔진은 차갑게 식을 수밖에 없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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