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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리펑 부총리 "금융 부문 추가 개방"…외국 자본 투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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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리펑 부총리 "금융 부문 추가 개방"…외국 자본 투자 환영

국제자문위원회서 발언…"고위급 개방 확대, 현대 금융 강국 건설 가속"
시진핑-트럼프 회담 앞두고 개방 메시지…차기 5개년 계획에 위안화 국제화 포함
허리펑 중국 부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허리펑 중국 부총리. 사진=로이터
중국 허리펑 부총리가 중국이 금융 부문의 '고위급 개방'을 계속 확대하고 외국 금융기관과 장기 자본의 더 많은 투자를 환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허 부총리는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 확고한 금융 부문 고위급 개방을 확고히 확대하고 현대 금융 강국 건설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부총리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외국 금융 회사 및 기관의 현직 및 전직 지도자들로 구성된 국가 금융 감독 관리국 국제 자문 위원회와의 회의에서 이러한 발언을 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그는 또한 더 많은 외국 금융 기관이 중국과 더 깊이 협력하는 것을 환영했다.
회의에서 부총리는 이사회 회원들에게 중국과 미국의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는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졌고, 중국 측에 따르면 "기본적인 합의"로 이어졌다. 이 회담은 30일 한국에서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회담을 앞두고 열렸지만 중국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성명서에 따르면 국제자문위원회 회원들은 중국의 경제 및 금융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들은 중국 시장을 계속 육성하고 중국과의 투자와 협력을 더욱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금융 부문을 외국 펀드에 개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왔으며, 지난 2년 동안 중국에서 운영되는 6개의 외국인 완전 출자 증권사 중 3개가 승인됐다. 스위스의 UBS와 일본의 미즈호는 올해 승인을 받았고,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작년에 승인을 받았다.

29일 앞서 베이징은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차기 5개년 계획 제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강력한 금융 국가 건설을 가속화하겠다는 서약이 포함됐으며,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고, 위안화 자본 계정의 개방성을 높이고,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경 간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국제자문위원회 회원들은 파이낸셜 스트리트 포럼 기간 동안 연례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부총리는 28일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차기 5개년 계획은 중국 금융 부문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며 중국은 해당 부문에서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펑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중국이 미·중 무역 긴장 속에서도 금융 시장 개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국제 금융 전문가는 "중국이 시진핑-트럼프 회담을 앞두고 금융 개방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미국과의 경제 협력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해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금융 시장 개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왔다. 외국인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완전 소유를 허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적 개방과 실질적 개방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다고 지적한다. 규제의 불확실성과 시장 접근의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개방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실제 영업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다"며 "규제 투명성 제고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의 오랜 목표다. 중국은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자본 계정 개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 안정성을 우려해 자본 계정 개방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 경제학자는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하지만 자본 통제와 국제화는 양립하기 어려워 중국이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국경 간 위안화 결제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중국은 위안화 결제 인프라를 확충해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편리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여러 국가 중앙은행과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하고, 위안화 청산 은행을 설립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업계는 중국의 금융 개방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금융 시장이 더욱 개방되면 외국 금융기관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 외국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거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리스크도 상당하다"며 "금융기관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면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 개방과 함께 금융 안정성 유지에도 주력하고 있다. 부동산 부채 문제, 지방정부 부채 등 금융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면서 개방을 추진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금융 개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규제 투명성 제고, 법치 강화, 시장 메커니즘 존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허리펑 부총리의 발언은 중국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구체적인 정책 이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