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경제 최대 취약점" 경고…TSMC 의존도 재부각
해상 훈련 이어 '심리 압박' 전술…'타이완+1' 공급망 다각화 속도
								해상 훈련 이어 '심리 압박' 전술…'타이완+1' 공급망 다각화 속도
이미지 확대보기주미 중국 대사관이 2025년 11월 초,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심장부인 대만 신주 과학단지(Hsinchu Science Park)의 전경이 담긴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소셜 미디어 X(구 트위터)에 게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세상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There is but one China in the world)"는 상투적인 정치 메시지와 함께 첨부된 이 사진은, 반도체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음에도 전 세계 첨단 산업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한 노골적인 압박이자 계산된 '정치 시위(political stunt)라고 IT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가 3일(현지시각) 비난했다.
이번 중국의 행보가 단순한 수사를 넘어선 '계산된 도발'로 읽히는 이유는 사진 속 신주 단지가 지닌 절대 중요성 때문이다. 이곳은 대만을 넘어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제조의 진앙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반도체 제조 밀집도를 가진 곳으로, 첨단 로직 노드 생산과 설계 IP(지적 재산)의 대부분이 집중된 곳이다.
신주 단지 중심부에는 TSMC의 팹(Fab) 12A, 12B, 20, 3, 5, 8, 2와 어드밴스드 백엔드 팹 1 등 핵심 시설이 고도로 밀집해 있다. 특히 "전 세계 모든 첨단 파운드리 IP(지적 재산)가 생성되는 곳"으로 불리는 TSMC 글로벌 R&D 센터 역시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AI 두뇌' 99% 생산…美 "세계 경제 최대 취약점"
신주 단지의 전략적 가치는 TSMC에 그치지 않는다. 대만 팹리스(설계) 산업의 상징인 미디어텍(MediaTek)과 파운드리 기업 UMC(United Microelectronics Corp)의 본사, 그리고 대만의 우주 및 반도체 전략을 관장하는 정부 연구기관들까지 모두 이곳에 포진해 있다. 사실상 AI 모델을 훈련하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부터 데스크톱 및 서버 CPU(중앙 처리 장치)에 이르는 최첨단 로직 공정 노드가 지구상에서 가장 조밀하게 집적된, 대체 불가능한 지역이다.
이러한 독점 지위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신주 단지를 '세계 경제의 최대 장애 지점'으로 간주해왔다. 이곳에서 세계 고성능 연산용 칩(HPC)의 99%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9월, 이러한 통계를 언급하며 대만의 칩 부문을 "세계 경제의 단일 최대 취약점(singular point of failure)"이라고 공개적으로 단언했다.
앞서 2021년 6월, 백악관이 발표한 공급망 검토 보고서 역시 "TSMC 생산량에 일시적인 타격만 가해져도 데이터 센터에서 국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심각한 경고를 내놓았다. 최근 미국 상무부 장관 역시 "중국은 대만을 차지하려는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이 공개한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산업계를 긴장시키는 이유다.
중국 정부가 대만의 지정학적 취약성을 상기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몇 달간 중국 해군은 대만 해협에서 상선 검문 시뮬레이션 훈련을 감행하며 핵심 해협의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2025년 초에는 대만과 미국 동부 해안, 일본, 한국, 중국을 직접 연결하는 '태평양 횡단 익스프레스 케이블 시스템(Trans-Pacific Express Cable System)'이 카메룬 선적 화물선 '순싱39(Shunxing39, 順興39)'호가 손상시킨 의혹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만 당국은 해저 케이블 손상에 대한 법 처벌을 대폭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Reuters) 통신의 최근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중국의 잇따른 침범 행위에 대응해 첨단 웨이퍼 등 대만 수출품에 필수 항로인 바시 채널(Bashi Channel)의 봉쇄 시나리오 모델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링은 반도체와 전자제품 수출로 구성된 대만 해상 물류의 병목 위험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해상 훈련 이어 '심리 압박'…'하이브리드 전략' 분석
전문가들은 이번 사진 공개가 단순한 외교 수사를 넘어, '핵심 타깃의 식별'을 암시하는 '심리 압박(psyops)' 전술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TSMC의 첨단 공정 기술 격차를 시각으로 노출함으로써, '칩 전쟁(Chip War)'의 상징 행위이자 "언젠가는 통합될 대상"이라는 메시지를 대외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의 해상 훈련, 케이블 손상 의혹과 맞물려 '하이브리드 압박 전략(hybrid coercion)'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대만 내에서는 즉각 "위협 메시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대만 당국은 신주 단지 인근의 방공식별구역(ADIZ) 감시를 강화하고, 드론 탐지망 확충 등 주요 산업 시설 기반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뉴욕 나스닥 반도체 지수(SOX)가 잠시 하락세를 보이는 등 국제 금융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여파로 미국 내 TSMC 애리조나 공장 증설이나 일본 구마모토, 유럽 드레스덴 투자 등 '타이완+1' 공급망 다각화 전략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 대사관의 이번 게시물은 '칩'이나 '반도체'라는 단어를 한마디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현시점에서, 세계 최첨단 기술의 심장부인 신주 단지의 항공 사진을 공개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반도체 패권'과 '대만 문제'가 결합된 강력한 '정보전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 외신과 전문가들의 주된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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