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벤츠·삼성·LG ‘삼각동맹’] 이재용·구광모 만난 올라 회장, SDV 대전환…미래 성장판 연다

글로벌이코노믹

[벤츠·삼성·LG ‘삼각동맹’] 이재용·구광모 만난 올라 회장, SDV 대전환…미래 성장판 연다

전기차·전장 난관 봉착한 벤츠, 삼성·LG 동맹으로 미래 성장 가속화
전장·AI·배터리 협력 확대…벤츠 SDV 전략의 핵심축으로 한국 부상
전기차 전환 난관 속 한국 IT와의 기술동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각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사진=벤츠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사진=벤츠코리아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을 만나면서 글로벌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벤츠-삼성-LG' 삼각 동맹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속도와 전장 경쟁력에서 한계를 보인 벤츠가 결국 한국 톱티어 IT기업들에 손을 내밀며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전장업계가 글로벌 전기차·소프트웨어기반자동차(SDV)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를 개최하고 미래계획과 신차발표계획을 발표하며 본사의 미래계획을 공유했다.

벤츠는 자동차 산업을 태생기부터 주도해온 전통 강자였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이라는 산업 지각변동 속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려운 국면에 직면했다. 차량용 전장 부품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글로벌 IT기업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완성차 중심의 개발 체계가 한계를 드러냈다. 강화되는 환경규제까지 겹치며 전기차 생산 구조와 소프트웨어 중심 아키텍처를 동시에 빠르게 개편해야 하는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올라 회장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의례성 만남이 아니라는 평가다. 벤츠가 전기차 플랫폼 재정비와 SDV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고, 삼성과 LG가 가진 기술력이 벤츠의 과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실질적 옵션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전장분야를 그룹 차원에서 미래사업으로 육성하면서 전사적인 캐시카우로 급부상했다. 전자분야에서 기반을 다져온 만큼 반도체와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 기술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축적하고 있다.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연산 플랫폼, 이미지센서 등 SDV 기반 기술에서 벤츠와 협력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LG는 배터리와 전장 디스플레이, 차량용 모듈 분야에서 벤츠가 필요로 하는 중장기 파트너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회담 이후 벤츠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기로 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LC EV(전기차)에 40인치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벤츠 GLC EV는 내년 상반기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LG 계열사는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 전반의 협력 논의에 참여하며 기술동맹의 외연을 넓힐 전망이다.

벤츠가 한국 기업을 택한 배경에는 기술경쟁력뿐 아니라 시장환경 변화도 있다.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전기차 시장 둔화 등 복합 변수 속에서 기존 완성차 중심의 폐쇄적 개발 방식만으로는 속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벤츠의 이번 행보가 단기 협력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LG의 전장 사업 확대가 벤츠의 체질 개선 속도와 맞물리면서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이익을 가져오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LG디스플레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LG디스플레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