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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0.1% 순자산 23.3조 달러, 초부유층의 '프라이빗 럭셔리' 소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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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0.1% 순자산 23.3조 달러, 초부유층의 '프라이빗 럭셔리' 소비 열풍

"프라이버시가 최고의 사치", 마이애미 건축·여행에 거액 지출…시간 절약에 '배타적 서비스 생태계' 심화
전 세계 초부유층(Ultra-rich)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자산을 이용해  '극도의 프라이버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초부유층(Ultra-rich)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자산을 이용해 '극도의 프라이버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GPT4o
전 세계 초부유층(Ultra-rich)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자산을 이용해 일상의 불편함과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극도의 프라이버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5(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들에게 진정한 사치란 시간 절약, 효율성, 그리고 고도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과 분리된 희귀하고 배타적인 영역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이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해 233000억 달러(33900조 원)에 이르는 등 부의 집중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러한 '프라이빗 럭셔리(Private Luxury)' 추구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부의 급증, 상위 0.1% 순자산 233000억 달러 기록


초부유층의 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들이 추구하는 생활 방식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St. Louis Fed)의 통계를 보면, 미국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은 올해 2분기에 233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의 107000억 달러(15600조 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같은 기간 하위 50% 가구의 순자산도 9000억 달러(1313조 원)에서 42000억 달러(6126조 원)로 증가했지만, 부의 최상층에 비하면 증가 폭과 절대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초부유층은 더는 대중의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 그들은 줄을 서거나, 공항 인파에 휩쓸리거나, 교통 체증 속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고급 레스토랑, 회원제 클럽, 리조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 속에서 모든 경험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제공받는다.

주거 및 상업 개발업체인 쇼마 그룹(Shoma Group)의 최고경영자 마수드 쇼자이(Masoud Shojaee, 65)"나에게 이 시대의 사치란 시간 절약, 효율성,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의 회원 전용 레스토랑에서 이미 좋아하는 칵테일과 이름이 새겨진 젓가락이 준비된 테이블로 안내받고, 두바이 출장 중에는 전용기에서 내려 로비 통과 없이 전용 출입구를 이용해 로열 스위트로 직행하는 등의 극도로 개인화된 경험을 즐긴다.

마이애미, '은둔 문화'의 중심지…건축·사교의 철저한 프라이빗화


오랜 기간 부유한 엘리트들의 휴양지였던 플로리다 마이애미 지역은 팬데믹 이후 이민자와 기술 및 금융 허브로 급부상하면서, 초부유층에게 더욱 강력한 '은둔의 낙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에지 웰스(NewEdge Wealth)의 전무이사 패트릭 드와이어(Patrick Dwyer)"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이제 그들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애미에서는 이들을 위해 대중을 완벽히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경제가 생겨났다.
마이애미 서니 아일스 비치에 건설 중인 벤틀리 레지던스 콘도 타워는 차량용 엘리베이터인 '데저베이터(Dezervator)'를 통해 주민들을 집까지 바로 이동시켜 인접한 "스카이 차고"에 차량을 주차하도록 한다. 주차 대행 서비스나 공용 리셉션 공간을 이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600만 달러(875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각 주택에는 전용 수영장이 있고, 소유주만 이용 가능한 건물 내 레스토랑은 투숙객끼리도 시야가 가려지도록 C자형 부스를 배치했다.

길 데저(Gil Dezer, 50) 데저 디벨롭먼트(Dezer Development) 사장은 "최고의 사치는 프라이버시"라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걸프스트림 제트기를 타고 개인 섬 리조트에서 전용 빌라와 집사 서비스를 이용하며 "마치 그 장소가 나만의 공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초부유층은 사교 활동에서도 꼼꼼하게 선별된 모임을 찾는다. 파에나 로즈(Faena Rose) 같은 사교 클럽은 위원회 심사를 거친 회원들에게 연간 15000 달러(2180만 원)의 회비를 받고, 회원 전용 공간에서 앨빈 에일리 아메리칸 댄스 씨어터 공연이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독주회 같은 문화 행사를 연다. 파에나 로즈의 사장 파블로 데 리티스(Pablo de Ritis)"이러한 수준의 접근성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회원제 클럽인 마이애미의 ZZ's 클럽은 '요리 컨시어지(Culinary Concierge)'를 운영하며, 48시간 전에만 요청하면 12코스 캐비어 만찬부터 신혼여행 식사 재현까지 회원이 원하는 어떤 종류의 식사 경험이든 준비한다. ZZ's를 소유한 메이저 푸드 그룹의 공동 창립자 제프 잘라즈닉(Jeff Zalaznick)"더욱 개인화되고, 더 원활하며, 요청할 사항이 적을수록 그것이 훌륭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독점적 접근의 초호화 여행·쇼핑…대중과 분리된 생활 방식


초부유층의 프라이버시 추구는 일상적인 쇼핑과 여행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들은 이제 고급 쇼핑몰에 가지 않는다. 회원제 의류 브랜드에서 정기적으로 옷을 배송받고, 발렌티노나 크리스찬 디올 같은 명품 브랜드의 새 컬렉션 옷을 집에서 받아 옷 수선 전문가가 직접 수선하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여행 분야에서도 프라이버시, 효율성, 맞춤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마이애미 비치의 트래블 쿠튀르(Travel Couture)를 운영하는 로렌 빌(Lauren Beall)은 고객을 위해 개인 섬을 통째로 예약하거나 미슐랭 스타 셰프, 요가 강사, 공연가들을 전용기에 태워 동반하게 하는 등 맞춤형 여행 상품을 전문으로 한다.

가장 인기 있는 숙소로는 파리 크리스찬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 위층 스위트룸이 꼽히는데, 이곳은 임대가 가능하며 심야 쇼핑과 무슈 디올 레스토랑에서의 프라이빗 디너를 포함한다. 스코틀랜드의 한 저택 예약 상품에는 개인 셰프, 승마용 말, 그리고 마을 방문을 위한 헬리콥터까지 포함됐다.

빌은 "우리는 지금 독점적인 접근을 추구한다. 다른 사람들은 얻을 수 없는 것들 말이다""거기에는 엄청난 가격표가 붙어 있다"고 이러한 극단적인 맞춤 서비스의 핵심을 짚었다. 뉴에지 웰스의 전무이사 그레고리 풀(Gregory Foote)은 초부유층의 이러한 행태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는 부의 증가가 단순한 소비 증가를 넘어, 대중으로부터 사회적 분리를 추구하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초부유층의 주요 자산은 일반적으로 비상장 기업 주식(Private Equity), 부동산,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투자로 구성된다. 막대한 수익원은 주로 이들이 설립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성장, 기술 혁신 기업의 대규모 기업공개(IPO), 그리고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통한 자본 이득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