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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헤지펀드, 엔비디아 지분 1억 달러 전량 매각...‘AI 버블’ 경계 신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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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헤지펀드, 엔비디아 지분 1억 달러 전량 매각...‘AI 버블’ 경계 신호 확산

소프트뱅크에 이어 대규모 엔비디아 지분 매각…애플·MS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10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캠퍼스 건물에 있는 엔비디아 로고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0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캠퍼스 건물에 있는 엔비디아 로고 사진=EPA/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이끄는 헤지펀드 틸 매크로(Thiel Macro LLC)가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을 3분기에 전량 매도한 것으로 13F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반도체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 지분 53만7742주를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9월30일 종가 기준 약 1억 달러(약 146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 공시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10월 엔비디아 지분을 58억3000만 달러(약 8조5100억 원)어치 매각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공개된 것이다.

피터 틸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다. 틸의 헤지펀드는 기술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지만, 최근 AI 투자 버블 우려 속에서 엔비디아를 매각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틸의 헤지펀드도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하면서 시장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AI 관련 주식에 대해 신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9월 말 이후 약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는 909개 헤지펀드의 13F 공시를 분석한 결과, 투자 심리가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개월 동안 161개 펀드는 엔비디아 보유량을 늘린 반면, 160개 펀드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AI 기업 전망에 대한 시장의 의견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관련 기업이 높은 밸류에이션 속에서도 자금 조달과 지출을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뒷받침할 확실한 수익화 모델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시에 따르면, 현재 틸 매크로 펀드의 주요 포지션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및 비중이 축소된 테슬라로 구성돼 있다. 틸은 또한 미국의 엔비디아 경쟁업체 섭스트레이트(Substrate)를 비롯해 AI 스타트업 머코(Mercor)와 코그니션AI(Cognition AI) 등에 벤처 투자를 진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