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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로 14명 사망…소방관 1명 포함, 700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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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로 14명 사망…소방관 1명 포함, 700명 대피

26일(현지시각) 홍콩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왕푹코트’의 화재 현장에서 71세의 한 주민이 아내가 건물 안에 갇혀 있다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6일(현지시각) 홍콩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왕푹코트’의 화재 현장에서 71세의 한 주민이 아내가 건물 안에 갇혀 있다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홍콩 타이포 지역의 공공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홍콩 소방당국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후 2시 51분께 타이포 북부의 왕푹코트 단지에서 시작돼 8개 동 중 7개 동으로 번졌다. 홍콩 정부는 오후 6시 22분 화재 경보를 최고 등급인 5단계로 격상했다.

홍콩 소방처는 이번 화재로 14명이 사망했으며 2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다수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중상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중에는 인근 샤틴 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 호 와이호(37)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소방청의 앤디 융 부국장은 “호 대원이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100여 대, 구조 인력 700여 명이 투입됐고 주민 700명 이상이 임시 대피소로 옮겨졌다.

왕푹코트 단지에 거주하는 70세 여성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도착했을 때 옆 블록이 이미 타고 있었고 이후 다른 건물들도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며 “같은 층에 사는 할머니가 구조되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왕푹코트는 지난 1983년 완공된 공공 분양 아파트 단지로 총 1984세대에 약 4600명이 거주 중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단지는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으며 건물 외벽에는 대나무 비계와 그린 안전망이 설치돼 있었다.

홍콩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대나무 비계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었으나 해당 단지에는 여전히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고온과 구조 접근의 어려움으로 진화 작업에 큰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지난 1996년 구룡 나단로드의 가를리 상가 건물 화재 이후 홍콩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낳은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시 사고에서는 41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