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2035년까지 발주 확정…북극 방어 공백 메운다
KSS-III 리튬이온 배터리 vs 212CD 유럽 네트워크 장점 부각
북극 얼음 3주 잠항 능력 강점…티센크루프 212CD와 수주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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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얼음 3주 잠항 능력 강점…티센크루프 212CD와 수주전 치열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압박에 캐나다 국방 대전환
캐나다 정부는 2025년 예산안을 통해 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비 목표인 GDP 대비 2% 달성을 약속했다. 마크 카니 신임 총리는 더 나아가 5%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3.5%는 국방비로, 나머지 1.5%는 안보 관련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투입된다.
올해 캐나다 정치권은 격변기를 맞았다. 장기 집권하던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사임했고,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던 보수당이 몰락했다. 상대적으로 무명이었던 카니 신임 총리가 자유당을 이끌고 재집권에 성공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NATO 회원국들에 국방비를 GDP 대비 5%까지 늘리라고 요구했다. 유럽 국가들이 이 제안을 수용하면서 캐나다도 방향을 전환했다. 미국이 유럽에서 손을 떼고 중국과 충돌 가능성에 집중하면서 유럽 NATO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려면 미국 제조업체에서 군사 장비를 구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캐나다는 그동안 국방비 부족으로 비판받아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캐나다군이 보유한 전차 88대 가운데 실전 투입 가능한 장비는 24대에 불과했다. 야포 4문을 우크라이나에 보냈지만, 포탄 재고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는 결국 다른 물자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지만, 연성 권력 전략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실패가 드러났다.
한화오션 KSS-III, 북극 작전 강점 내세워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해군(RCN)에 잠수함 12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체 건조 능력이 없는 캐나다는 해외 구매를 선택했다. 이 사업의 총 사업비는 200억~240억 캐나다 달러(약 20조 8600억~25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은 공기불요추진(AIP) 방식의 KSS-III 배치-II형을 제안하며 적극적인 수주 경쟁에 나섰다. 한화오션 측은 2035년까지 첫 4척을 200억~240억 달러에 인도하겠다고 제시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통해 7000해리 항해가 가능하고, 북극 얼음 아래에서 3주간 잠항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 킬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가 제작하는 212CD 잠수함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카니 정부는 유럽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유럽과 강력하고 확고한 문화·경제·안보 관계를 맺어왔다. 영국, 독일, 프랑스, 폴란드 같은 주요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리면서 방위산업을 재가동하고 있다. 이들 동맹국은 북대서양에서 잠수함을 운용하며 북부 해역의 러시아 수중 작전에 정통하다. 독일 잠수함 선택은 유럽 동맹국과 유대를 공고히 하면서 미국 무기 제조업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북극 방어력 공백, 시급한 과제로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도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북극 작전 능력이다. 캐나다는 수십년간 북극 지역에 실질적인 안보 태세를 구축하지 못했다. 중국 북극 연구선의 서부 북극 출현과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북부 방어력 취약성 지적이 이어지면서 북극 방어는 시급한 현안이 됐다.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국방부로 편입됐지만 보유한 쇄빙선은 노후화됐고 수량도 부족하다. 캐나다 해군의 북극·근해 순찰함(AOPS)은 1m 두께의 1년생 얼음은 통과할 수 있지만, 음파탐지기와 대형 무기 체계가 없다.
마이클 라이트 캐나다 육군 사령관은 "캐나다가 보유한 군대는 캐나다에 필요한 군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 49개 장비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육군도 대대적 재편
캐나다 공군(RCAF)은 50년된 CF-18 전투기를 CF-35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CF-18 교체 프로그램을 보면 역대 정부의 우유부단함과 지연을 확인할 수 있다. CF-35 도입 결정 후 수년이 지났지만, 연방 정부는 공군이 혼합 전투기 편대를 보유해야 하는지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 정부는 북극과 잠수함 위협에 직접 적용되는 두 가지 주요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다목적 대잠전·정보감시정찰 능력을 갖춘 P-8A 포세이돈 14대를 104억 캐나다 달러(약 10조 8400억 원) 규모 패키지로 구매한다. 첫 P-8A는 내년 인도될 예정이다. 2대 추가 도입 옵션도 확보했다. 캐나다는 원격조종 항공기 체계인 MQ-9B 스카이 가디언 14대도 확보하며, 첫 인도는 2028년 예정이다.
3개 군 가운데 최대 규모인 육군은 주요 조직 재편에 착수했다. 궤도형 자주포, 중형 직사화력 차량,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신형 전차, 소형 드론과 대드론 기술을 확보해 전후방 지상군을 장비할 계획이다. 라이트 육군 사령관이 자주 말했듯이 캐나다가 보유한 군대는 캐나다에 필요한 군대가 아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49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예비군과 레인저스의 역할도 재정립되며, 북극 작전 중요성을 고려해 레인저스는 확대·재편된다.
캐나다 해군의 핵심 수상함인 핼리팩스급 프리깃함은 급속히 노후화하고 있다. 교체함인 대형 캐나다 수상전투함(CSC 또는 리버급)은 아직 먼 미래의 꿈에 불과하다. CSC 인도 일정이 지켜진다 해도 2030년대 해군의 핵심 전력은 위험할 정도로 약화될 전망이다.
국가의 잠수함 전망은 더욱 위태롭다. 캐나다 해군은 1990년대 영국 해군에서 재래식 잠수함 4척을 중고로 구매했다. 안타깝게도 이 잠수함들은 사고, 정비 불량, 시스템 고장에 시달렸다. 최근 잠수함 1척인 코너브룩함이 14년간의 정비와 수리를 마치고 나왔다. 수년 동안 잠수함은 아무도 감히 입에 담지 못하는 단어였다. 언급했다가는 핼리팩스급 프리깃함 후속함 확보를 위한 해군의 정부 승인 기회가 치명적으로 손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해군 전문가는 은밀성과 편재성, 치명성을 갖춘 잠수함이 완전 작전 가능한 함대의 왕관에 박힌 보석이라는 데 동의했다.
전시 수준 긴급성 필요
카니 총리는 집권 후 단호하게 움직였다. 2025년 예산안을 통해 이번 회계연도에 NATO 국방비 목표 2%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5%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5%는 국방에, 1.5%는 안보 차원의 새롭거나 개선된 사회간접자본에 투입된다. 후자는 호주 설계 수평선 초과 레이더 같은 것에 투입된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북부 감시·경보 체계 재활성화의 일환으로 이 레이더 구매에 합의했다.
앞으로 정부는 전시와 같은 진정한 긴급성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캐나다의 최신 예산안은 국방투자청 설립을 위해 4년간 3080만 캐나다 달러(약 321억 원)를 포함해 상당한 국방비 증액을 제시했다. 2025년 예산안은 또한 안심작전을 통한 NATO 공약 등 캐나다군의 수많은 작전 우선순위를 명시했다. 정규군과 예비군 급여를 대폭 인상해 캐나다군 입대자를 늘리고 복무 중인 인력을 유지하려는 계획도 담겼다. 국방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새로운 국방 계획이 작성 중이거나 최소한 초안이 이미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캐나다는 전환점에 서 있다. 자국의 결함을 바로잡기 위해 수치심을 느끼고, 강압을 받고, 몰리고 있다. 캐나다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던 무임승차 관행을 버리고 캐나다군을 재가동할 시점이 분명히 왔다. 실제로 캐나다는 유럽 우방과 동맹국의 지원을 받아 국방 영역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동기를 얻고 있다. 역대 정부가 무관심한 캐나다 국민에게 부끄러움도 없이 되풀이해온 언어적 속임수인 '자기 체급 이상으로 펀치를 날린다'는 말은 이제 그만이다. 분명히 앞으로 나아갈 때라는 국민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