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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호주·캐나다, 2026년 금리 인상 전환...미 연준만 인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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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호주·캐나다, 2026년 금리 인상 전환...미 연준만 인하 지속

ECB 0.1%p 인상 전망...트럼프 관세 충격 예상보다 경미
달러 올해 8% 급락...한미 금리차 200bp서 축소 전망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026년 통화정책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유로존과 호주, 캐나다 중앙은행들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026년 통화정책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유로존과 호주, 캐나다 중앙은행들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제미나이3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026년 통화정책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9(현지시각) 유로존과 호주, 캐나다 중앙은행들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금리 인하에서 인상으로 급선회


스왑시장 가격은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말만 해도 0.04%포인트 인하를 예상했지만, 일주일 새 전망이 뒤바뀐 것이다. ECB 집행이사 이자벨 슈나벨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내년 유로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데 대해 "상당히 편안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금리 인상 전환은 독일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0.07%포인트 급등한 연 2.87%를 기록했고, 9일 오전에는 연 2.88%까지 올랐다. 유럽 채권시장 전반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의 토마시 비엘라덱 유럽 거시전략 책임자는 "전 세계 무역관세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경미한 것으로 드러났다""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점진적으로 인상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만 금리 인하 지속...연준 홀로 완화


미국 연준은 오는 11(현지시간)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최소 2회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다른 주요국들과 정반대 방향이다.

호주와 캐나다도 경기 개선에 따라 내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는 11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내년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주준비은행도 지난주 견조한 가계소비 지표가 나온 뒤 시장에서 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

영국은행은 다음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4%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이후로는 추가 인하가 한 차례만 완전히 반영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주 영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2026년 상반기에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는데, 투자자들은 내년 말까지 최소 2차례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 8% 급락...추가 약세 전망


각국 중앙은행의 상반된 정책 방향은 달러 약세를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달러는 올해 들어 주요 통화 대비 8% 넘게 하락했다. TD증권의 푸자 쿰라는 내년을 유로존과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들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긴축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는 "연준이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해외 정책금리 사이클 전환은 2026년 달러를 다소 약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지수는 9일 주요 통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한국 금융시장 파급영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엇갈린 통화정책은 한국 금융시장에 복합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1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미국과 금리차는 현재 200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ECB 등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이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그동안 미국으로 유출됐던 자본이 한국으로 회귀할 여지가 생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 미국 성장 둔화와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가능성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도 "원화 약세가 올해 지속됐으나 수출 회복과 성장률 반등, 금리차 축소 등으로 내년 원화 강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로존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한국 국채시장도 금리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일 연 3.453%,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에 동반 상승했다. 이는 정부와 기업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강세 가능성은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수출 기업들은 환차손 우려가 커지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은 줄어든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 통화정책에서 상반기 물가 유지와 노동시장 안정화로 점진적 인하 기조 전망이 우세하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ECB의 실제 정책 전환 시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체질이 환율과 금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