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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테슬라 차익 실현 후 중국 AI·자율주행 저가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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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테슬라 차익 실현 후 중국 AI·자율주행 저가 매수

바이두·위라이드 집중 매집… 2021년 '차이나 런' 이후 4년 만에 본격 귀환 신호
월가 "테슬라 비중 12%로 여전히 1위… 밸류에이션 격차 이용한 영리한 포트폴리오 재편"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테슬라 주식을 일부 정리하고 바이두(Baidu)와 위라이드(WeRide) 등 중국 기술주 비중을 늘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테슬라 주식을 일부 정리하고 바이두(Baidu)와 위라이드(WeRide) 등 중국 기술주 비중을 늘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명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테슬라 주식을 일부 내다 파는 대신 바이두(Baidu)와 위라이드(WeRide) 등 중국 기술주 비중을 늘리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배런스는 지난 9(현지시간) 아크인베스트가 수년 전 중국 기술주 비중을 대거 축소한 이후, 최근 낙폭이 과도했던 중국 AI 및 자율주행 기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구글' 바이두 집중 매수… AI 칩 분사 기대감에 베팅


배런스가 인용한 지난 8일 거래 내역 공시를 보면, 아크인베스트의 간판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는 바이두 주식 51300주를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아크인베스트가 보유한 바이두 지분은 총 614550, 평가액은 7990만 달러(1175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 9일 기준 바이두는 해당 펀드 전체 보유 비중의 약 1%를 차지한다.

아크인베스트가 바이두에 주목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성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는 최근 AI 반도체 사업부 분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9일 주가가 3.5% 상승했다. 이는 중국 기술 기업들이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바이두의 미국 상장 주식은 올해 들어 47% 급등하며,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17%)을 크게 웃돌았다.

테슬라 매도는 '비중 조절' 차원… 12% 비중으로 여전히 1


아크인베스트는 중국 주식을 사들이는 동시에 보유 중인 테슬라 주식 일부를 매도했다. ARKK는 지난 8일 테슬라 주식 2100주를 팔았다. 매도 후에도 펀드는 테슬라 주식 2105657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 가치는 약 92560만 달러(13600억 원)에 이른다.

월가에서는 이번 매도를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전망보다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차원으로 해석한다. 매도 후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ARKK 포트폴리오 내 비중 12%를 차지하는 최대 보유 종목이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코인베이스 글로벌(5.5%)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낙폭 과대 자율주행주 '위라이드' 저가 매수… 중국 복귀 신호탄


바이두 외에 아크인베스트가 주목한 또 다른 중국 기업은 자율주행 기술 업체 위라이드다. '아크 자율주행·로보틱스 ETF(ARKQ)'는 지난 8일 위라이드 주식 17300주를 추가 매수해 보유 주식을 972963(900만 달러, 132억 원)로 늘렸다.

위라이드는 경쟁사 포니 AI(Pony AI)와의 치열한 경쟁과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우려로 인해 올해 주가가 38%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자율주행 기업 최초로 나스닥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캐시 우드는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크인베스트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시 우드는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강화로 인해 2021년 중국 주식을 전량 매도하다시피 했으나, 지난 9월 알리바바 주식을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매수하며 중국 시장 복귀를 알렸다.

·중 기술주 디커플링 속 '옥석 가리기' 전략 필요


캐시 우드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은 한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순환매''밸류에이션 격차'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첫째, 미국 빅테크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AI 및 자율주행 기업으로 자산 일부를 배분하는 전략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유효하다. 특히 바이두와 같이 AI 칩 등 하드웨어 독자 생존이 가능한 기업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낙폭 과대주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다. 위라이드처럼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기술적 해자(Moat)를 보유한 기업을 저가에 매집하는 것은 전형적인 역발상 투자다. 한국 투자자들도 단순히 '미국 주식 매수, 중국 주식 매도'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개별 기업 기술 경쟁력과 가격 매력도를 따져보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중국 시장 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