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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디펜스 2025 국방결산] "세계 5위 군사력" 입증한 韓… K-방산, 2026년엔 '유럽 견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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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디펜스 2025 국방결산] "세계 5위 군사력" 입증한 韓… K-방산, 2026년엔 '유럽 견제' 넘어야

2025년 국방·방산 대해부, “사상 첫 국방비 60조 시대, '글로벌 톱5' 군사강국 도약”
KF-21 양산·독자 정찰위성 완성 '기술 독립' 쾌거 vs 폴란드 잠수함 수주 '쓴잔’
루마니아 장갑차 사업 '독일과 혈투'… 가성비 넘어선 '방산 외교력' 절실
2026년 K-방산 최대 승부처, 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항공 엔진 국산화 등 '기술 초격차'
2025년은 대한민국 국방과 방위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로 진입한 역사적인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창군 이래 최초로 국방예산 60조 원 시대를 열었고, 글로벌 군사력 평가에서 영국, 프랑스,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를 수성하며 명실상부한 군사 강국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은 대한민국 국방과 방위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로 진입한 역사적인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창군 이래 최초로 국방예산 60조 원 시대를 열었고, 글로벌 군사력 평가에서 영국, 프랑스,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를 수성하며 명실상부한 군사 강국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5년은 대한민국 국방과 방위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로 진입한 역사적인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창군 이래 최초로 국방예산 60조 원 시대를 열었고, 글로벌 군사력 평가에서 영국·프랑스·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를 수성하며 명실상부한 군사 강국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남미 페루에서 육·해군 통합 수주라는 '대박'을 터뜨리며 수출 영토를 넓혔으나, 유럽 본토의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을 실감하며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서 쓴잔을 마시는 등 '명(明)과 암(暗)'이 뚜렷하게 교차했다. 특히 루마니아 장갑차 사업 등에서 드러난 유럽의 견제는 2026년 K-방산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았다.

세계가 인정한 'Global Top5' 군사력…60조 국방비의 힘


2025년 한국 국방의 위상은 객관적 지표로 증명되었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러시아·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5위(평가지수 0.1656)를 기록했다. 이는 영국(6위)·프랑스(7위)·일본(8위) 등 전통의 군사 강국을 제친 결과로, 북한(34위)과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렸다.

또한, 미 뉴스앤드월드리포트(USNWR) 등의 국력 평가에서도 한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세계 6~7위권의 강대국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정부의 과감한 투자에 기인한다. 2025년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61조 원을 기록해 창군(創軍) 이래 최초로 6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와 첨단 기술 강군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독자적 눈' 뜨고, '국산 전투기' 날아오르다…2025년 기술적 성취


올해 우리 군은 전략적 독자성을 확보하는 데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 11월 2일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 5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궤도에 안착했다. 이로써 2023년부터 시작된 '425 사업'이 마무리되며 우리 군은 미군 자산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 전역을 2시간 단위로 주야간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감시할 수 있는 '독자적인 눈'을 갖추게 되었다.

하늘과 땅에서도 전력화의 결실이 이어졌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는 지난 6월 20대 규모의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내년 3월 1호기 출고를 앞둔 KF-21은 2026년 말 전력화를 목표로 순항 중이다.

지상에서는 '장사정포 킬러'로 불리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 별칭 '우레')의 전력화가 12월 완료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갱도 진지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완비했다. 또한 '한국형 사드' L-SAM의 체계 개발이 완료돼 다층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 퍼즐을 맞췄다.

K-방산의 영토 확장, 남미의 교두보 '페루'와 유럽의 거점 '폴란드'


수출 전선에서는 '지상·해양 패키지' 수출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정립됐다. 2025년 방산 수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페루였다.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과 K2 전차 54대, 차륜형 장갑차 141대 등 대규모 지상무기 총괄합의서를 체결하며 국산 전차의 첫 중남미 진출을 알렸다. 동시에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과 호위함 등 함정 4척을 현지 건조하는 계약을 맺고, 이어 잠수함 공동개발 확정의향서(LOI)까지 체결하며 남미 방산시장을 석권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180대, 약 9조 원)이 8월에 성사되며 잭팟을 터뜨렸다. 루마니아 역시 7월에 K9 자주포 54문 도입 계약(1.3조 원)을 체결하며 K-방산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2025년 K-방산의 주목할 5대 수출 계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K-방산의 주목할 5대 수출 계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제미나이3


'높은 진입장벽' 실감…폴란드 잠수함 탈락과 루마니아 장갑차의 고전


하지만 승전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반기 폴란드 해군의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약 3조~4조 원)'에서 한화오션이 최종 탈락하고 유럽 업체(스웨덴 사브)가 선정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는 한국이 앞섰으나 EU와 NATO 회원국 간의 정치적 결속력과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이 겪고 있는 상황은 K-방산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독일 측의 정치적 공세와 가격 인하 정책으로 인해 사업 수주가 불투명해지거나 재검토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K-방산이 단순히 '가성비'와 '납기'만으로는 유럽의 견고한 카르텔을 뚫기 어려우며, 현지화 전략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정교한 외교적 해법이 보완되어야 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6년,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와 '초격차 기술' 잡아야


다가오는 2026년은 한국 국방과 방산이 '퀀텀 점프(대도약)'를 할 것인지, 성장의 한계에 부닥칠 것인지를 가르는 중대 기로가 될 것이다. 국방부는 2026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7.5% 증액된 65조8642억 원을 확정했다. 특히 KF-21 양산 예산이 2.4조 원으로 대폭 늘어나고, 드론 등 무인체계 예산이 급증하는 등 '첨단 과학기술군'으로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의 핵심 과제로 다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다. 최대 60조 원 규모의 이 사업은 폴란드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고 G7 국가에 전략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그리고 정부가 '원팀'이 되어 일본·독일과의 치열한 3파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결과는 예단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둘째, 항공 엔진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다. KF-21이 양산되지만 심장인 엔진은 여전히 미국 라이선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향후 독자 수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2026년부터 반영된 첨단 항공 엔진 개발 예산을 바탕으로 기술 자립 속도를 높여야 한다.

셋째,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선점이다. 올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운용 지원이라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장악해 '아시아의 방산 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2025년이 K-방산 '양적 확장'의 해였다면, 2026년은 '질적 성숙'을 증명해야 할 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한국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무기 생산국"으로 평가했다. 이제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를 넘어 글로벌 안보 질서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