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물'이 '군수 물자'로… 美 자원 패권 vs 캐나다 주권 충돌
韓 배터리 3사 공급망 '불똥' 우려… IRA 대응 전략 수정 불가피
韓 배터리 3사 공급망 '불똥' 우려… IRA 대응 전략 수정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5일(현지시각) 캐나다 퀘벡주에서 추진 중인 흑연 광산 개발 사업이 미국의 '군사적 자원 확보' 논란에 휩싸이며 지역 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미국의 자원 안보 전략과 캐나다의 주권 의식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북미 공급망에 사활을 건 한국 배터리 기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녹색' 가면 벗고 '안보' 드러낸 광산
캐나다 자원개발 업체 로미코 메탈스(Lomiko Metals)는 퀘벡주 라 프티 나시옹(La Petite-Nation) 지역에 연간 10만 톤 규모의 흑연을 생산하는 노천광산 건설을 추진해 왔다. 향후 15년간 채굴 가능한 이 프로젝트는 당초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공급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 사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작년(2024년) 미국 국방부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앞세워 이 프로젝트에 830만 달러(약 120억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흐름이 급변했다. 펜타곤은 흑연이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사일 부품 등 극한의 내열성을 요구하는 군사 장비의 필수 소재라는 점을 들어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은 현재 캐나다를 자국의 '전략 자원 기지'로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펜타곤은 이번 흑연 광산 외에도 온타리오주 코발트 제련소에 2000만 달러(약 289억 원), 노스웨스트 준주 비스무트·코발트 프로젝트에 640만 달러(약 92억 원)를 쏟아붓는 등 캐나다 내 핵심 광물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주민 95% "미국 무기 공장 반대"… 주권 침해 논란
미국 정부의 직접 개입은 잠잠했던 지역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8월 실시한 주민 투표에서 광산 인근 주민 95%가 개발 반대표를 던졌다. 주민들은 노천광산이 뿜어내는 분진과 오염 물질이 지역 경제의 핵심인 생태 관광업을 파괴한다고 우려했다.
반대 여론의 바탕에는 '반미(反美) 정서'와 '주권 수호' 의지가 깔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무역 갈등과 미국 정치권 일각의 '캐나다 합병' 발언도 주민을 자극했다.
뒤아멜(Duhamel)시 다비드 파랑 시장은 이번 싸움을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대결"이라고 묘사했다. 지역 반대 단체를 이끄는 장 프랑수아 데스마레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 자원을 가져가 무기를 만들고, 결국 우리를 합병하려 한다"라며 미국 자본의 침투를 강하게 비판했다. 단순한 환경 보호 운동이 미국의 자원 패권주의에 저항하는 '주권 운동'으로 확산한 셈이다.
韓 배터리 업계 '불확실성' 증폭
이번 갈등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맞추려 캐나다산 광물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퀘벡 사례처럼 현지 주민의 반발로 개발이 늦어지거나 무산된다면 원료 수급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 국방부 자금이 들어간 광물은 유사시 미군에 우선 공급될 가능성이 커 민간 기업으로서는 공급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터리 소재 및 기술 연합(BMTC) 벤 스테인버그 대변인은 "행정부가 바뀌어도 중국 견제를 위한 펜타곤의 핵심 광물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퀘벡 주정부가 주민 수용성 부족을 이유로 자금 지원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해당 프로젝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자원 개발이 경제 논리를 넘어 정치·안보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한다. 한국 기업들이 북미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캐나다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고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사회적 면허(Social License)'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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