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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바이오테크, 'K-딜' 넘어선 광풍... 2025년 아웃라이선스 1360억 달러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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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바이오테크, 'K-딜' 넘어선 광풍... 2025년 아웃라이선스 1360억 달러 '사상 최고'

수출 건수 157건으로 전년 대비 67% 급증... 계약 규모는 2.6배 폭증
화이자·GSK 등 글로벌 빅파마, '특허 절벽' 대안으로 중국 혁신 신약 선택
3SBio는 지난해 5월에 미국 다국적 기업 화이자와 60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3SBio이미지 확대보기
3SBio는 지난해 5월에 미국 다국적 기업 화이자와 60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3SBio
중국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아웃라이선스)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신약 개발의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국가의약품관리국(NMP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약사들이 체결한 아웃라이선스 계약은 총 157건으로, 전체 계약 규모는 1357억 달러(약 180조 원)에 달했다. 이는 2024년 기록한 519억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 항암제부터 폐질환까지... 수십조 원대 ‘빅딜’ 봇물


지난해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수십억 달러 단위의 대형 계약들이었다. 특히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항체-약물 결합체(ADC) 분야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쑤저우 소재의 진퀀텀(GeneQuantum)은 미국 바이오헤이븐 및 한국 에임드바이오와 13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전통적인 제약 강자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중국 시가총액 1위 제약사인 항서제약(Jiangsu Hengrui)은 영국 GSK와 만성 폐쇄성 폐질환 치료제(HRS-9821) 개발을 위해 12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또한 3SBio는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Pfizer)와 60억 달러 규모의 암 치료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산 혁신 신약의 가치를 입증했다.

◇ '특허 절벽' 맞이한 빅파마의 고육지책... 중국이 답이다


글로벌 제약 대기업들이 중국 바이오테크로 몰려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로슈 등 주요 기업들은 2030년까지 기존 주력 제품들의 특허 만료로 인해 약 1710억 달러 규모의 매출 감소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른바 '특허 절벽'을 넘기 위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적이고 임상 데이터가 풍부한 중국의 초기 단계 약물 자산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지원도 한몫했다. 지난해 중국 NMPA는 76종의 혁신 의약품을 승인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란공타오 NMPA 부국장은 "규제 당국이 혁신적 치료법에 대한 검토를 가속화했다"며 "아웃라이선스의 급증은 중국의 혁신 약물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바이오시큐어법 등 지정학적 긴장감은 여전한 변수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리스크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서명한 '바이오시큐어법(Biosecure Act)'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국가 안보 위험으로 간주되는 중국 생명공학 기업과의 계약을 제한하고, 미국의 투자를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도 중국 바이오텍의 기술 수출 기조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Jefferies)는 "중국 기반 자산은 다국적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에 대해 시기적절하고 비용 효율적인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의약품 라이선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며 대체 불가능한 혁신 세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2026년 글로벌 제약 시장은 미국의 규제 압박과 중국의 기술력 기반 실리 추구가 충돌하는 가운데, 누가 더 효율적으로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