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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1년새 200% 폭등…온스당 100달러 돌파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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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1년새 200% 폭등…온스당 100달러 돌파 '역대급'

금 상승률 74% 크게 압도…ETF 자금 몰려 13억온스 보유
전문가들 "2011년 버블 재현 우려…급락 가능성 경고"
지난 1년간 은 가격이 200%를 넘게 치솟으면서 금을 크게 앞지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2011년 버블 붕괴 재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년간 은 가격이 200%를 넘게 치솟으면서 금을 크게 앞지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2011년 버블 붕괴 재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지난 1년간 은 가격이 200%를 넘게 치솟으면서 금을 크게 앞지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2011년 버블 붕괴 재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22(현지시각) 은 가격이 산업수요와 공급부족이라는 기초체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 상승폭 3배 웃도는 '폭발' 랠리


배런스에 따르면 은 가격은 지난 1년간 200% 이상 급등했다. 이달에만 34% 올라 현재 100달러(약 14만5400원)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은 74% 상승하는 데 그쳐 은 상승폭이 3배 가까이 높았다.

은 가격 급등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유럽과 무역·군사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더욱 가팔라졌다. 전통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을 제치고 은이 투자자들 선택을 받은 것이다.

런던 소재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에 따르면 은의 산업용 수요는 10년 전 전체 수요의 절반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60%를 차지한다. 은은 뛰어난 전기전도성으로 회로기판과 스위치, 태양광 패널 등 전자제품 핵심 소재로 쓰인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확산과 인공지능(AI) 관련 데이터센터 폭발 증가가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은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공급 부족 심화…200일 평균의 2배 거래


공급 측면 제약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새로 생산되는 은의 4분의 3가량은 은을 직접 캐내는 게 아니라 납이나 아연, 구리 등을 캘 때 부산물로 나온다. 이 때문에 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곧바로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다.

메탈스포커스의 필립 뉴먼 전무는 "2018년 이후 매년 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지난해 공급 부족 폭이 18%에 이르렀고, 올해도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탄탄한 펀더멘털로도 은의 급등세를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과 비교할 때 은은 변동성이 높은 소형주와 같다.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금은 33조 달러(47900조 원) 규모인 반면 은은 53000억 달러(7700조 원)에 불과해 가격 변동폭이 크다.

역사적으로 은의 베타값은 금 대비 1.4. 금이 10% 오를 때 은은 14% 오른다는 뜻이다. 금융서비스업체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은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나타나기 전까지 계속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지표들 "극단적 과매수" 경고


시장 기술적 지표들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현재 은 가격 94달러는 200일 이동평균인 46달러의 2배를 넘는다. 투자분석업체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최근 2주간 추가 상승 이전부터 은이 "극단적 과매수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은과 금의 가격 비율도 적신호를 켜고 있다. 지난해 5월 은의 본격 랠리가 시작되기 전 은 100온스로 금 1온스를 살 수 있었다. 이는 50년 평균인 65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은 가격이 치솟으면서 현재 이 비율은 51까지 떨어졌다. 금도 역사적 강세장에 있는 상황에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도 은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투자자와 금융회사들이 관세 부과에 앞서 은을 런던에서 뉴욕으로 옮기면서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은과 기타 핵심 광물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관세 위협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귀금속 거래 전문가이자 '금은 시장 정복하기' 저자인 로버트 고틀립은 "귀금속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지 않는다면 뉴욕에 숨어 있던 은이 계속 런던으로 흘러 돌아갈 것"이라며 "이는 급격한 가격 급등을 초래하는 공급 부족 현상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런던 시장의 유동성이 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자들은 주로 500억 달러(726500억 원) 규모의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 같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은을 보유한다. 메탈스포커스에 따르면 자금 유입이 늘면서 ETF의 은 보유량은 2024104000만 온스에서 2025133000만 온스로 증가했다.

미국은행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고객 포트폴리오에 은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가격이 급등하면 항상 관심이 쏠리지만, 은은 금에 비해 작은 시장이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투기가 많이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2011년 은 버블 사례를 경고한다. 당시 은 가격은 그해 4월 말 온스당 4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일주일도 안 돼 25% 급락한 36달러로 떨어졌다. 연말에는 27달러 수준이었다. 시장이 반전될 때 가격은 빠르고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교훈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