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발전 설비 1년 새 520% 폭증… 터빈 인도 대기 기간 10년 가까이 늘어
아시아·아프리카, ‘미국발 공급난’에 저렴한 재생 에너지·배터리 전환 가속
아시아·아프리카, ‘미국발 공급난’에 저렴한 재생 에너지·배터리 전환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력 회사와 빅테크 공룡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을 선점하고자 가스 터빈을 대거 싹쓸이하면서 전 세계적인 설비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병목 현상은 역설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가스 대신 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장치로 눈을 돌리게 하며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Reuters)은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미국 주도의 가스 발전 설비 선점 경쟁이 글로벌 에너지 지형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심층 진단했다.
미국 빅테크발 ‘가스 터빈 병목’… “돈 있어도 2030년대까지 대기”
현재 미국 에너지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가스 발전 설비 확충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의 조사 결과, 미국에서 실제 건설 중인 가스 발전 용량은 2025년 초 이후 2배 이상 증가한 약 30기가와트(GW)에 이른다.
특히 부지 선정과 인허가를 진행 중인 ‘착공 전 단계(Pre-construction)’ 용량은 지난해 초 대비 420% 급증한 159GW를 넘어섰다. 이는 현재 전 세계 가스 발전 준비 용량의 3분의 1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의 중심에는 메타(Meta)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같은 초거대 정보기술 기업(Hyperscalers)이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고 전력망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 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워싱턴 정계의 강력한 가스 발전 지지 정책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량이 맞물리며 가스 터빈 수요에 불을 지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요 집중이 가스 터빈 인도 시점을 2030년대로 밀어냈다고 보고 있다. 신규 주문 시 대기 기간이 10년 가까이 늘어나면서, 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다른 국가들은 전력망 확충 계획 자체를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비싸고 귀해진 가스 발전… 아시아·아프리카 ‘청정 에너지’ 로 선회
미국이 가스 발전 비중을 대폭 높이는 사이, 해외 시장에서는 가스 발전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식어가는 분위기다. 가스 터빈 공급 지연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가스 가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달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럽의 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여기에 에너지 안보 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 중심의 에너지 공급망 구축이 화두가 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수입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무역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의 조합은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이 전 세계 가스 발전 준비 용량의 52%(아시아 234GW, 아프리카 19.3GW)를 차지하고 있으나,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설비 가격이 계속 하락 중인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 재생 에너지 공급망 장악하며 ‘에너지 주권 ’ 강화 박차
세계 최대 재생 에너지 생산국이자 부품 제조국인 중국의 움직임은 더욱 공격적이다. 중국은 현재 61GW 규모의 가스 발전을 준비 중이지만, 수입 연료가 필요한 가스보다는 자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 설비 보급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의 최대 수출국으로서 전 세계 재생 에너지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 당국이 재생 에너지 제조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전 세계 전력망 운영자들에게는 공급이 불투명한 가스 터빈보다 저렴하고 수급이 원활한 중국산 재생 에너지 장비가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가스 터빈 부족 사태가 글로벌 전력 시스템의 ‘이원화’를 가속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산 가스를 바탕으로 화석 연료 비중을 높이는 독자적인 길을 걷는 반면, 나머지 주요 시장은 공급망 리스크와 비용 부담을 피해 재생 에너지 기반의 청정 전력 체계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빅테크의 전력 확보 전쟁이 역설적으로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과 에너지 자립 속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에너지 주권 확보를 위해 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trick2686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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