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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카불은 사라질 것인가”... 핵보유국 파키스탄의 전격 공습과 전면전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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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카불은 사라질 것인가”... 핵보유국 파키스탄의 전격 공습과 전면전의 서막

2600km 국경선 집결한 대규모 병력과 가공할 폭음… 탈레반의 피의 보복 선언
러시아·중국 중재 불능 상태 돌입… 인도의 대리전 의혹 속 중동발 대재앙 시나리오
연기 피어오르는 파키스탄 라왈핀디 지역. 사진=신화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연기 피어오르는 파키스탄 라왈핀디 지역. 사진=신화 연합뉴스


중동의 화약고가 결국 터졌다. 핵보유국 파키스탄이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의 심장부인 카불과 칸다하르를 전격 공습하며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테러와 영토 분쟁의 앙금이 26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국경선을 따라 불길로 타오르고 있다. 단순한 국경 분쟁을 넘어 지역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 전쟁은 이제 누구도 멈출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캐나다의 일간지인 글로브앤메일이 2월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아프가니스탄 내부에 은신 중인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거점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대규모 공습을 자행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간 탈레반 정권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왔다며 강력히 비난해왔으나 이번처럼 공개적인 전면 공습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프가니스탄 측의 즉각적인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양측에서는 이미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핵보유국의 분노와 카불의 대공습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당국은 더 이상 인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연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파키스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자유롭게 오가며 재정비하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번 공습은 단순히 테러 거점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탈레반 정권의 핵심 통치 기구와 가까운 지역까지 포함되면서 사실상의 정권 타격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카불 상공에 울려 퍼진 폭음은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상징한다.

2600킬로미터 국경선에 그어진 선혈의 궤적


영국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듀랜드 라인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은 이번 공습으로 인해 피비린내 나는 실전으로 변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공습을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국경 수비대를 전진 배치하며 포격전에 나섰다. 험준한 산악 지형을 따라 배치된 양측의 병력 사이에서 교전이 확산되면서 국경 인근 마을 주민들은 피난길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전면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전체의 안보 지형이 뒤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긴박한 중재와 인도의 그림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공을 들여온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이웃 국가인 이란은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중재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숙적 인도의 대리전 전략이 숨어 있다고 주장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인도가 아프가니스탄 내 반파키스탄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번 전쟁을 다국적 대리전의 성격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멈추지 않는 보복의 악순환과 인도주의적 재앙


공습 이후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는 파키스탄을 향한 대규모 보복 테러를 예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이 저지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미 경제난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민중들은 전쟁의 포화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국제 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양측 지도부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평화의 길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