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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소녀에게 핵 가방을 맡겼다”... 김정은이 설계한 ‘가장 잔혹한’ 4대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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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소녀에게 핵 가방을 맡겼다”... 김정은이 설계한 ‘가장 잔혹한’ 4대 세습

화성-17형 옆의 어린 후계자 김주애… 전 세계가 경악한 평양판 ‘왕세녀’ 대관식의 전말
국정원 “후계 가능성 확정적”… 장남 존재설 비웃고 가부장적 금기 깨부순 백두혈통의 도박
지난해 9월3일 베이징역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옆에 선 딸 김주애(오른쪽 끝)가 보인다. 당시 방중은 그녀의 첫 외국 순방으로, 후계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사진=KCNA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3일 베이징역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옆에 선 딸 김주애(오른쪽 끝)가 보인다. 당시 방중은 그녀의 첫 외국 순방으로, 후계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사진=KCNA

북한의 권력 심장부에서 전례 없는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 살 남짓한 딸 김주애를 앞세워 핵 미사일 기지와 군사 퍼레이드 전면에 등장시킨 사건은 단순한 가족 동행을 넘어선 정치적 선언으로 읽힌다. 전 세계 정보기관은 이 어린 소녀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북한이라는 거대한 폐쇄 왕국이 준비하는 4대 세습의 공고한 포석이라며 일제히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2월 27일 전한 바에 따르면 김주애는 최근 당대회와 주요 군사 행사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며 사실상 김정은의 유일한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국가정보원 역시 김주애의 등장 횟수와 의전 수준을 분석한 결과 그녀가 후계자로 낙점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북한의 권력 승계 시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핵 미사일 앞에서 거행된 기괴한 후계 수업


김주애는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옆에서 김정은과 손을 잡고 걷거나 고위 장성들의 거수경례를 받는 등 국가 지도자에 준하는 예우를 받고 있다. 평양의 관영 매체들은 그녀에게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극존칭을 부여하며 우상화 작업의 시동을 걸었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핵 무력 완성과 백두혈통의 영속성을 동시에 각인시키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김정은은 딸을 통해 자신이 구축한 핵 왕국이 다음 세대까지 안전하게 이어질 것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가부장적 금기를 깨트린 평양판 왕세녀의 도발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도 뿌리 깊은 가부장적 권력 구조를 유지해온 북한에서 여성을 후계자로 내세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선택이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장남의 존재설이 여전히 외교가에서 회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주애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이는 기존의 관습을 깨서라도 백두혈통이라는 직계 가족의 정통성을 유지하겠다는 김정은의 강박적인 권력 의지가 투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백두혈통 원칙과 숨겨진 장남의 변수


비록 김주애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나 북한 내부의 보수적인 엘리트층이 여성 지도자를 진심으로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만약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의 장남이 실존한다면 향후 권력 투쟁의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평양의 분위기는 오직 김주애만을 향해 있으며 그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충성 서약이 군부와 당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개 속의 평양과 한반도 안보의 새로운 화약고


4대 세습의 수순이 명확해질수록 한반도의 긴장 지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주애가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향후 더 강력한 핵 실험이나 군사적 도발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대의 어린 소녀가 핵 가방을 물려받게 되는 기괴한 현실 앞에서 국제 사회는 북한의 권력 승계 과정이 초래할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