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월가, 자금 大이동] 2026년 증시, '엔비디아 하나'만 믿다간 낭패…월가 40년 고수의 경고

글로벌이코노믹

[월가, 자금 大이동] 2026년 증시, '엔비디아 하나'만 믿다간 낭패…월가 40년 고수의 경고

기술주 편중 포트폴리오의 한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촉발한 '자산 대이동' 시대가 열렸다
미국 월가는 지금 조용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겉으로는 S&P 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세장의 외양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의 돈줄은 이미 방향을 틀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월가는 지금 조용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겉으로는 S&P 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세장의 외양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의 돈줄은 이미 방향을 틀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코스피 6200선을 맴도는 서울 증시와 달리, 미국 월가는 지금 조용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겉으로는 S&P 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세장의 외양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의 돈줄은 이미 방향을 틀었다. 지난 3년간 시장을 이끈 인공지능(AI) 빅테크 종목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오랫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와 가치주로 흘러들기 시작한 것이다.

"비관론이 가장 짙을 때 사라", 40년 경력의 역발상


배런스는 지난달 26(현지시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웰스파고와 루트홀드 그룹에서 수석 투자 전략가로 40년을 보낸 짐 폴슨의 진단을 상세히 보도했다.

폴슨은 2026년 증시 하락 우려 시각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의 논거는 직관에 반한다. "미국 실물 경제의 신뢰도 지표가 바닥을 치고 있고, 주요 기업인들이 앞날을 걱정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매수의 근거다. 공포가 극에 달한 시장에서 기회가 잉태된다는 오랜 역발상 투자 원칙이다.

그가 주목하는 이례적 현상이 있다. 통상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과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 신뢰 지수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슨은 이 모순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리했다. 소수의 'AI·빅테크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절름발이 강세장' 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고, 나머지 종목들이 합류하는 '강세장 속의 강세장'으로 전환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고금리의 족쇄가 풀린다, “누가 가장 먼저 뛰는가


폴슨 분석의 핵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강달러 기조가 기술주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을 사실상 침체 상태로 묶어뒀다는 진단이다. 이제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그 족쇄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수혜 업종으로 세 축을 지목한다.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변동금리 부채 의존도가 높아 금리 인하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가치주·경기민감주는 실물 경제 회복과 함께 주가 반등 탄력을 회복할 집단이다. 해외 주식은 달러 약세 흐름에서 환차익을 포함한 수익성이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한 업종의 부상이 아니라 시장 주도권 자체의 '바통 터치'라는 게 폴슨의 핵심 메시지다.

AI는 버블이 아니다, “40% 비중은 위험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의 유사성 논란에 대해 폴슨은 선을 긋는다. "AI가 버블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003월 기술주 붕괴 당시에는 지수 전체가 동반 추락했으나, 최근 기술주가 조정받는 국면에서도 S&P 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견조하게 지지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기술주의 빈자리를 다른 종목들이 메우고 있다는 시장 내부 건전성의 증거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서는 냉정한 조정을 권고했다. 현재 S&P 500 지수 시가총액의 약 40%를 기술주가 점유하고 있는데, 이 집중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리스크를 방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술주를 전량 매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중을 줄여 중소형주나 해외 주식으로 재배분하는 전략이 현명하다"는 구체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폴슨의 자산 전망, “채권은 오른다, 금은 꺾인다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의장이 누가 되든 연준의 진짜 상전은 경제 지표"라는 원칙론을 편다. GDP 통계가 왜곡됐고 고용 시장의 균열이 가시화하는 현 상황에서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말까지 3.25~3.50% 수준으로 하락하며 채권 시장도 순조로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금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을 거듭 강조했다. 금 가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공포심을 자양분으로 오른다. 경제 신뢰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금의 투자 매력은 구조적으로 퇴조할 것이라는 논리로 비중 축소를 제안했다.

이 흐름이 국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폴슨의 '바통 터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증시와 수출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달러 약세 국면은 원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 기업의 환산 이익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반면 미국 중소형주 및 내수 경기 민감주 강세는 한국의 소재·부품 공급망과 연결된 기업들에 간접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 금리 인하에 발맞춰 추가 인하 카드를 쥐고 있는 만큼, 국내 코스닥 중소형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지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증시는 특정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 이들에게는 정체의 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분산과 순환을 읽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풍요의 해가 될 것이다. 월가의 고수가 말하는 투자의 본질은 결국 하나다. 군중이 몰린 곳에서 벗어나, 아직 주목받지 못한 가치를 먼저 보는 눈이다.

배런스 보도와 폴슨의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 해외 주식 투자자(서학개미)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AI주 집중 포지션을 재검토할 시점이다. 러셀 2000 ETF(IWM) 등 미국 중소형주 상품이나, 달러 약세 수혜가 기대되는 유럽·일본 지수 ETF로의 일부 리밸런싱을 고려할 만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