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유 70%·LNG 20% 중동 의존...중동 국가 협력 사업도 영향
정부 긴급대책반 운영, "해협봉쇄 모니터링…컨틴전시플랜 등 대응"
정부 긴급대책반 운영, "해협봉쇄 모니터링…컨틴전시플랜 등 대응"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중동 전쟁으로 중동 국가와의 협력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는 급변하는 중동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신속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일 산업통상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범부처 긴급 점검 회의를 연 데 이어 전날에도 문신학 차관 주재로 2차 점검 회의를 열어 실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 중이던 HMM 컨테이너선 1척이 무사히 이 지역을 빠져나와 안전하게 운항을 이어가는 등 현재까지 우리 측 유조선과 LNG선 운항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해협 인근에서 민간 선박 4척이 공격받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는 등 해협 주변 지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고,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공식적으로 봉쇄되지 않더라도 민간 선박 피격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선박들이 운항을 기피해 회항하거나 대기하는 등의 움직임이 보인다"며 "이에 따라 운항이 지체되고 운항 비용이 오르는 등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는 어느 정도 장기화할 것 같다"며 "당장 유가 상승이 우려되니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유가를 안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물류 수송 차질 장기화에 따른 지원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분석 기관들은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국 산업계에도 큰 부담이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증산을 결정했지만, 중동 지역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어김없이 유가가 올랐던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이번에도 유가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윤 교수는 "OPEC+가 증산을 해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원활치 않으면 실제 수출 물량이 제한돼 공급이 불안해진다. 유가 100달러를 넘길 경우 국내 관련 산업의 비용 상승 압력이 대단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유를 사용하는 석유화학, 항공, 해운 등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국민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한국 기업들이 중동 국가들과 진행하던 방산, 자동차 등 사업이나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추진하는 국가 주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중동 수출도 증가 추세인데, 중동이 화약고가 된다면 정상적인 투자나 연구개발(R&D) 협력 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다층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성격이 강해 경제적 대응과 전망이 쉽지 않다"며 "특정 산업 영향도 있겠지만 환율과 금융시장 불안정 등 거시적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상식 원장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업종별로 자동차의 경우 유럽연합(EU)과 중동 지역으로 많이 수출되고 있어 운송 부담과 운송비 인상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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