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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다 밖이 낫다"… 中 전기차, 내수 침체에 '수출 올인'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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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다 밖이 낫다"… 中 전기차, 내수 침체에 '수출 올인' 사활

비야디·체리·GWM 등 주요 제조사 해외 판매 비중 50% 돌파… '제 살 깎기' 내수 탈출
정부 '원가 이하 판매' 금지령에 해외로 눈돌려… 1월 자동차 수출 45% 폭증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제조사들이 국내 수요 둔화와 출혈 경쟁을 피해 해외 시장으로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기차 공룡' 비야디(BYD)를 비롯해 체리 자동차, 그레이트월 모터(GWM) 등 주요 기업들의 해외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내수 판매를 추월하거나 육박하면서, 중국 전기차 산업의 중심축이 '글로벌 확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45% 급증한 반면 국내 판매는 15% 감소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 BYD·체리·GWM, ‘해외 판매가 국내 앞질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BYD의 행보다. 지난달 BYD는 해외에서 10만 600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의 53%를 수출로 채웠다. 본토 매출이 전년 대비 65%나 급락하는 충격 속에서도 수출이 50%나 급증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체리 자동차는 더욱 공격적이다. 지난달 판매량의 무려 80%인 11만 6,700여 대를 해외에서 팔아치우며 명실상부한 '수출 대장주' 입지를 굳혔다. 그레이트월 모터 역시 해외 판매 비중이 5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국내 판매를 넘어섰다.

◇ ‘내권(Involution)’ 전쟁에 지친 기업들… 정부도 “원가 이하 판매 금지”


이러한 ‘수출 쏠림’ 현상은 중국 내수 시장의 극심한 가격 경쟁과 소비 위축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50여 개 전기차 업체 중 수익을 내는 곳은 BYD와 리프모터 등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시장 점유율을 위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파는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여왔다.

이에 중국 당국은 최근 '원가 이하 판매 금지' 지침을 내리며 과도한 가격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여기에 가계 소비 심리가 3년 만에 최저치(소매 판매 0.9% 성장)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에게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강제된 탈출'이 되고 있다.

◇ 헝가리·태국에 공장 건설… “현지 생산으로 승부수”


중국 기업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태국 공장에 이어 올해 2분기 중 헝가리 유럽 첫 생산 기지를 본격 가동한다. 이는 유럽 내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현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지리 자동차는 수출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며 동남아와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데이비드 장(David Zhang) 국제지능차량공학협회 총서기는 "미국과 EU의 정책 완화는 긍정적이나, 중동 전쟁으로 인한 해운 물류 차질과 가계 소득 감소가 중동 시장의 성장세를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 자동차 산업에 주는 시사점


중국 전기차의 파상공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직접적인 충돌을 예고한다.

중국 기업들이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가격 경쟁력에 '현지화'를 더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주력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 위험이 크다. 고성능·프리미엄 이미지 강화가 시급하다.

중국의 중고차 거래가 2,000만 건을 돌파하며 해외로 뻗어나감에 따라, 동남아 등지의 한국 중고차 시장 영향력도 위축될 수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R&D에 AI를 도입하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기술 격차 유지 및 핵심 소재 공급망 다변화가 절실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